알리바바 팔고 JD닷컴 대량 매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헤지펀드 업계가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주식시장의 추세 형성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은 50개 헤지펀드 업체들이 지난 1분기 집중적으로 사들인 6개 종목을 제시했다. 애플이 헤지펀드 업계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1분기 대량 사들인 종목은 IT 섹터부터 제약까지 두루 분포했다. 특히 에너지 섹터의 공격적인 ‘사자’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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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상[출처=블룸버그통신] |
이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른 주가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한 에너지 섹터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퀄컴의 주가는 연초 이후 7% 가량 하락했다. 퀄컴은 올해 재무 목표치를 하향 조정, 수익성 향상에 대한 기대를 꺾어 놓았다.
하지만 헤지펀드 업계는 퀄컴의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칩 사업 부문을 라이선스 비즈니스에서 분사할 경우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달리 밸리언트 제약은 연초 이후 60%에 가까운 주가 랠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살릭스를 100억달러에 인수, 메가톤급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만은 밸리언트를 ‘차세대 버크셔 해서웨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대단한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7년간 100건을 웃도는 M&A로 몸집을 불린 데다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저평가된 점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와 비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밸리언트는 지난 3년 사이 매출액을 두 배 확대, M&A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JD닷컴 역시 연초 이후 45%를 웃도는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헤지펀드 업계는 지난 1분기 강력한 경쟁 업체인 알리바바닷컴의 비중을 대폭 줄인 한편 JD닷컴을 적극 매입했다. 이익 성장이 가파른 데다 알리바바와 같은 모조품 문제도 없다는 평가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마스터카드를 대량 매도한 한편 비자를 적극 매수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페이팔과 애플 페이의 부상으로 신용카드 업계의 경쟁이 더욱 극심해진 가운데 올들어 주가 상승폭은 마스터카드가 비자를 소폭 웃돌았다.
헤지펀드가 실적 둔화에도 맥도날드를 사들인 것은 지난 1월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신임 CEO인 스티브 이스터브룩은 메뉴를 업그레이드 시켜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1분기 헤지펀드 업계는 에너지 섹터에 대해 하락에 매입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취했다. 유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는 만큼 관련 종목을 ‘바겐 헌팅’할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이다.
특히 윌리엄스 파트너스(WPZ)와 에너지 트랜스퍼 파트너스(ETP), 킨더 모간(KMI), 에너지 프로덕트 파트너스(EPD)의 비중을 대폭 늘렸고, 콜롬비아 파이프라인 파트너스(CPPL)을 신규로 편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