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평가 가치증대활동에..."모두 50점 주고 있어"
[뉴스핌=노희준 기자]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이 취임한 지 6개월이 됐습니다. 국민은행은 윤 행장을 맞아 지난해 최악의 'KB사태'를 빠르게 벗어나고 있습니다. 직원들 사이에는 '주인의식'이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쓸데없는 데 신경 쓰지 않고 영업 전선에 매진한 결과 올해 1분기에는 KB금융지주를 6년 만에 금융지주 순익 1위로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소식도 들립니다. '스토리금융'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호 전 행장 시절 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이 원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팔자는 '고객중심 전략'인 스토리금융이 윤 행장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형식화돼 '잔재'로 전락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직접 기자가 일선 현장에서 만난 국민은행의 영업점 직원은 "스토리금융은 사실상 '잔재'로 일부만 남았다"며 "전체 핵심성과지표(KPI) 1000점 만점 중에서 스토리금융과 관련한 가치증대활동 부분에서 모두 똑같이 50점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50점을 먹고 들어가니 스토리금융은 평가지표로서 기능을 사실상 상실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잔재마저도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윤 행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스토리금융을 두고 "고객중심 부분은 승계하겠지만, 고객 서비스의 내용 입력 등 형식화된 부분은 과감하게 조정하겠다"고 언급한바 있습니다. 발전적 계승을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지표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어정쩡하게 남아있는 현 상황이 윤 행장이 개선하고자 했던 '형식적인' 부분이라는 게 영업점 목소리입니다.
또 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 전 행장 때 스토리금융은 영업 결과가 아닌 과정을 평가하는 데 집중하면서 문제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고객중심이라는 가치를 결과로 평가하려는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영업대전이 갈수록 치열해질 국민은행에서 실적에 짓눌리지 않으면서도 고객가치(스토리금융)가 살아남을지 주목됩니다.
국민은행 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스토리금융은 스토리활동지수라는 이름으로 200점으로 평가했지만, 올해는 핵심수행활동(50점), 가치증대활동(50점), 교체판매(50점)로 나눠 놓았다"며 "배점은 200점에서 150점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스토리 금융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습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