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배럴당 76달러, 최악의 경우 40달러 하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앞으로 10년간 두 자릿수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5년까지 유가가 지루한 보합권 횡보를 지속, 배럴당 76달러까지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10년 뒤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원유 저장 시설[출처=블룸버그통신] |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2025년 유가가 배럴당 76달러 내외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이며, 최악의 경우 4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OPEC 내부에서 시장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산유량 쿼터제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OPEC의 보고서는 미국 석유 메이저들이 저유가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하고, 공급 체제를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사에 따르면 OPEC 회원국 가운데 배럴당 76달러의 유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 예산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국가는 카타르와 쿠웨이트뿐이다.
이 밖에 OPEC 회원국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야 정부 예산과 국가 재정건전성을 지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제리는 예산을 충족시키기 위해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OPEC은 지난해 6월 이후 유가가 60%에 이르는 폭락을 연출했지만 감산을 단행하지 않았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일부 회원국이 감산을 강력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셰일 업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최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기 배럴당 60달러 선을 회복하는 등 국제 유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공급 과잉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반등이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보고서에서 OPEC은 지난 2011년 사실상 폐지한 생산 쿼터 시스템을 재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대다수의 회원국이 산유량 제한에 동의하지 않는 데다 새로운 투자 유치 등 성장 기회를 가로막는다는 의견이 여전히 지배적이어서 현실화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보고서에서 특정 회원국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쿼터제를 부활시킬 경우 알제리와 베네수엘라 등 빈국들이 생산을 늘릴 수 있어 동의할 여지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라크가 시장 지배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면서 산유량을 사상 최고치로 늘린 상태다.
보고서에서 OPEC은 국제 원유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통제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원유 시장에서 OPEC의 점유율은 32%로 집계됐다. 과거 50%를 넘어섰던 점유율은 미국의 셰일 개발 등으로 인해 상당폭 떨어졌다. 보고서는 점유율이 현 수준에서 떨어질 때 생산 쿼터제를 재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