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호조시 1090~1100원 타진 가능"..外人 주식 순매수가 관건
[뉴스핌=정연주 기자] 상승재료에 목마른 달러/원 환율이 지난 주말 미국 경제지표 호조로 1080원선까지 단숨에 뛰어올랐다. 이에 오는 8일 발표될 미국 비농업고용지표가 달러화 추가 강세 시그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오후 2시 43분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7.5원 오른 1079.90원에 거래됐다. 이날 개장 전 우리나라 3월 경상수지가 37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낸 것으로 발표됐지만, 환율은 오랜만의 미국 지표 호조 소식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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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간 미국 달러화 인덱스 <자료제공=마켓워치> |
이는 주 중 미국 4월 비농업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 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여 고용지표에 대한 기대가 적었지만 주말 발표된 미국 4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호조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 조정이 오랜기간 지속돼 다들 조정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면서 호시탐탐 상승 재료를 찾고 있다"며 "전주 소비자 기대심리지표 등이 호조를 보이자 비중이 큰 지표가 아님에도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4월 고용동향에서 시간당 임금률 등 세부항목도 같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오늘 환시 분위기를 보면 비농업고용지표가 잘나올 경우 달러/원 환율이 1100원선까지 레벨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4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지난 3월(12만6000명)에 비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4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관련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22만명으로 제시했다.
다만 비농업고용지표에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더라도 단기 반등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된다는 배경이 부담인데다 서울 환시에는 최근 외국인 주식 순매수 랠리가 지속되는 특수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를 시현 중으로 달러/원 환율은 1080원선에서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아직 수급면에서 '팔자' 세력이 많다"며 "수출업체 네고 대기 물량이 많은데다 흐름이 예전처럼 상승장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반등도 어렵고 하락하기에도 엔/원 환율 경계가 있어 움직이기 어렵다"며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한 재료는 어느정도 나왔기 때문에 당분간 환율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외국인 주식 순매수 요인이 환율 상승을 방해할 수 있다"며 "재료가 맞물려 있는 가운데 외국인 포지션에 따라 연쇄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이 부분을 민감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2분기 중에는 달러화 환율의 조정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단기 반등은 불가피하겠지만 미국 지표의 유의미한 개선세를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이 고용지표 영향에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며 "달러화 인덱스도 바닥권이라 기술적으로 반등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4월 30일 94.399까지 떨어지면서 9주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4월 한 달간만 약 3.8% 하락한 것이다.
다만 박 연구원은 "미국 지표가 개선세를 보이더라도 한파 영향 이슈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1분기 GDP가 후행지표이긴 하지만 흐름상 미국 지표가 유의미하게 좋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에도 달러화가 조정 흐름을 이어갈 것 같다"며 "단기 반등 시 달러/원 환율이 1090원선 근처까지 오를 수 있겠지만 이를 상회하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