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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지 않은 여자들’ 이미도가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사진=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 20회 방송 캡처> |
4월30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한상우) 20회에서는 강순옥(김혜자)의 제자이자 의뭉스러운 인물 박은실(이미도)가 늦은 후회와 반성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은실은 새 메뉴 개발 중 김현숙(채시라)에게 도움을 거절당하자 자신이 갖지 못한 현숙의 재능을 향한 질투와 정구민(박혁권)에 대한 갈 곳 없는 마음으로 울분을 터뜨렸다. 마치 모차르트를 시기해 평생 열등감을 안고 살았던 비운의 인물 살리에리처럼 천재를 향한 시기심이 낳은 이인자의 비참한 눈물이었다.
악에 받친 은실은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그는 거짓 댓글과 세금 관련 제보가 자신이 저지른 일임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척 순옥에게 신고할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잡아떼거나, 순옥의 요리 노트를 몰래 훔쳐가는 등 끝없이 악행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그러나 폭주하는 은실에게도 진심은 남아있었다. 순옥의 요리 노트를 훔쳐 간 범인으로 의심을 받자 박 총무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도주를 선택했다. 발길을 서두르며 현숙과 안종미(김혜은)가 보낸 메시지를 보고 넘기던 중 순옥은 우연히 순옥이 보낸 음성 메시지를 듣고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요리 노트는 내가 주는 선물이다. 새 메뉴가 준비되면 언제든지 돌아오고. 넌 아주 훌륭한 제자였다”는 순옥의 투박하지만 따뜻한 한마디가 자격지심과 잘못 익힌 생존 본능으로 똘똘 뭉쳐 굳게 닫혀있던 은실의 비뚤어진 마음을 녹인 것이다.
어쩌면 오랜 시간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랐던 은실의 상처투성이 마음을 순옥이 이제야 어루만진 것인지도 모른다. 은실은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자신조차 통제할 수 없었던 현숙을 향한 질투로 악에 받쳐 섧게 울던 살리에리의 그것과는 180도 다른 눈물이었다.
특히 은실 역의 이미도는 극 초반에 보여준 늘 생글생글 웃으며 누구에게나 친절했던 가면뿐 아니라 악랄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소름 끼치는 악녀, 나아가 뒤늦게 알게 된 스승의 진심에 눈물을 흘리며 반성을 하는 안타까운 모습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화면으로 옮기며 눈부신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편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뜨거운 피를 가진 3대 여자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로 그들이 미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명랑한 대답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