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골프장 66곳 폐쇄·핫라인 설치로 실시간 사정
[뉴스핌=배효진 기자] 중국 정부가 돈과 권력이 오가는 '녹색소굴' 골프장에 본격적으로 반부패 칼날을 겨눴다. 최근까지 마약과 도박, 매춘 등에서 일선 공무원들의 부패를 줄였다면 이제는 "부르주아 스포츠인 골프"를 사정해 부패의 뿌리를 뽑겠다는 계획이다.
광둥성 미션힐스 클럽 골프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뉴욕타임스(NYT)는 당국이 중국 전역의 골프장을 대상으로 단속에 들어갔으며 관영언론들은 일제히 골프를 타락과 유혹의 스포츠로 묘사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중국에서 골프 관련 부정부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쑨궈칭 중국 교통운수부 종합계획국장은 지난해 공금으로 골프를 즐기다 체포됐다. 왕션양 상무부합작사 사장은 지난달 말 기업이 주최한 골프행사에 참가한 혐의로 받고 있다.
또 최근 선전시 고위당국자로 알려진 한쟝은 광둥성 소재 미션힐스클럽에서 100만달러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 중이다.
중국인들의 소득증가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골프가 비리의 수단으로도 활용되면서 2004년 200개에 그쳤던 중국 내 골프장은 현재 600개 이상까지 증가했다. 골프인구는 1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패 감찰기관인 중국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감찰사보는 지난 9일 "술과 담배, 명품차처럼 골프는 공무원과 사업가를 연결시키는 수단"이라며 "골프장은 권력과 돈이 거래되는 진흙탕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과 지방정부는 골프장 부패척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최근 광둥성은 당국이 제시한 9개 규율에 어긋나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업무 시간 중 골프를 금지했다. 당국이 제시한 9개 조항은 뇌물수수와 접대 골프 등이다. 이어 골프장 미션 힐스클럽에 핫라인을 설치하고 실시간 단속을 강화키로 했다.
중국 국토자원부는 지난달 30일 베이징과 상하이, 톈진 등 주요 도시에서 불법 건설된 66개 골프장을 폐쇄시킨 바 있다.
부패척결 외에도 수자원 관리 등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목적도 있다. 당국은 지난 2004년 수자원 보호를 이유로 중국 내 골프장 신규 건설 금지령을 내렸다.
<금지된 게임: 골프와 중국의 꿈> 저자인 댄 워시번은 "당국의 골프 사정은 아니다. 골프는 비리척결에 가장 명확한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국이 골프를 이중적으로 대하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어떤 날에는 신문 일면에 골프와의 전쟁을 다룬 기사가 실리고 어떤 날에는 중국의 올림픽 골프 스타에 대한 기사가 실린다"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