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의향서 제출, 본입찰해봐야 매각 가늠
[뉴스핌=추연숙 기자] '베가' 폰을 만든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이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생겼다.
17일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와 팬택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마감한 팬택 공개매각에 3곳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출시된 팬택 베가아이언2 <사진제공=팬택> |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팬택의 운명이 인수합병(M&A)보다는 청산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분위기였다. 지난 두 번의 매각시도 과정에서도 이렇다 할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수 의사를 밝혔던 투자자가 있었다가 결국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기대감을 품었던 팬택은 쓴 맛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공개매각에서 예상치 못하게 인수 희망자가 3곳이나 나타남에 따라 팬택 매각 작업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팬택이 되살아날 수 있을지에 업계는 주목해왔다. 팬택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13% 정도의 점유율을 유지했던 제조사다.
팬택의 부활은 우리 경제에도 의미가 깊다. 팬택은 지난 1991년 자본금 4000만원에 직원 6명으로 시작한 벤처기업이지만, 15년 만에 연매출 3조, 전세계 휴대폰 제조사 7위에 오르며 대기업과 당당하게 경쟁한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수의향을 제시한 세 곳 투자자는 20여년 간 축적된 팬택의 기술력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팬택은 워크아웃 기간임에도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베가레이서'를 출시하며 만만치 않은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팬택은 그동안 연구개발(R&D)에만 3조원을 투자하며 지난해 기준 4985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팬택이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는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본계약 체결 등 남은 과정이 아직 많다.
향후에는 매각 절차를 통해 결정될 최종 인수 가격도 관심을 받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첫 공개 매각 입찰을 진행했을 당시 매각 주간사 삼정회계법인은 팬택의 계속기업가치를 1114억원을 제시했었다.
법원과 채권단은 3개 업체를 대상으로 인수 능력과 자격 등을 심사하는 절차를 통해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팬택 측은 "세 곳이 인수의향서를 내면서 희망이 생긴 것은 맞다"면서도 "두 번 정도의 매각 불발도 있었기에, 임직원들은 여태까지 버텨온 것처럼 하면서 차분하게 지켜보자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