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유로약세 효과로 매출·주가 증가세
[뉴스핌=배효진 기자] 영국 명품 의류브랜드 버버리의 인기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세계 최대 명품 소비국인 미국 수요가 증가하고 유로화 약세로 유럽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진 효과다. 트렌치코트와 스카프 등 기본 제품에 집중한 점도 매출과 주가가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나타낸 배경이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최근 중국 시장 매출부진을 이유로 노세일 전략을 포기하고 가격인하를 선택하며 '샤넬쇼크'에 직면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반부패정책과 유럽과 중국의 제품가격 차이가 지속적으로 벌어진 데 따른 중화권 매출감소는 버버리를 비롯한 명품 브랜드에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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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 핸드백 <출처=블룸버그통신> |
버버리는 2014회계연도 2분기(2014년 9월~2015년 3월) 총 매출이 14억2000만파운드(약 2조299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고 1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같은 기간 소매 매출은 11억파운드로 13% 늘었다. 직영점포 매출과 동일점포 매출도 각각 13%, 9% 급증했다.
이로써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실적호조에 이날 버버리 주가는 2.52% 오르며 최근 1년 새 무려 28.62% 급등했다.
달러화 강세와 유로화 약세로 북미와 유럽 소비자들의 소비를 촉진시킨 효과다. 버버리는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전체 수익이 5000만파운드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품 다각화 대신 스테디셀러에 집중한 점도 매출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혔다.
크리스토퍼 베일리 최고경영자(CEO)는 "트렌치코트와 스카프 등 주력 상품이 꾸준한 인기를 끈 것이 결실을 거뒀다"며 "대외 요건이 불확실하지만 장기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버버리는 전 세계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당국의 반부패 정책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환율차로 유럽과 중국 명품 가격이 크게 벌어지면서 중화권 시장의 성장세는 한풀 꺾였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는 명품 브랜드 중에서 버버리의 유럽-중국 가격차가 50%로 가장 크다고 집계했다. 업계는 매년 중국에서 판매되는 명품의 20~40%가 병행수입 제품일 것으로 추산한다.
병행수입은 외국에서 상표가 부착돼 유통되는 진품을 제3자가 국내 상표권자나 전용사용권자 허락없이 수입하는 것을 말한다. 유통마진 등 각종 세금이 절약돼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샤넬이 중국 판매가를 20% 내린 데 이어 까르띠에, 파텍필립 등은 병행수입에 따른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조정에 들어갔다. 애널리스트들은 모엣헤네시 루이비통(LVMH)이 보유한 대부분 브랜드의 유럽 제품가가 3~4%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줄리안 이스트호프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유로/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업계가 유럽/중국의 제품 가격차를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클라 디 팔마 브루인돌핀 애널리스트도 "업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가격을 내리는 대신 유럽 지역 가격을 높여 손실을 줄여 나갈 것"이라며 "홍콩과 중국 시장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