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증권등기결산유한공사(중국결산공사)가 12일 통지문을 통해 오늘(13일)부터 A주 시장의 ‘1인 1계좌’ 제한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3일부터 자연인과 기관투자자 모두 자신의 실제 수요에 따라 A주 계좌 및 폐쇄형 펀드계좌를 최대 20개까지 개설할 수 있게 되었다고 신화망(新華網)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증시 투자자는 1개 증권사에 1개 계좌만을 개설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최대 20개 증권사별로 각각 1개씩 총 20개 증권계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또 수수료 등 증권사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복잡한 절차 탓에 계좌를 옮기기가 어려웠던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저우밍(周明)중국결산공사 이사장은 “‘1인 1계좌’ 제한 전면 개방은 자본시장의 시장화 및 법치화∙국제화 개혁 요구에 따른 조치”라며 “서비스 경쟁 체제가 도입됨에 따라 향후 투자자들에게 더 큰 편의를 제공할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저우밍은 “다만 자신의 확실한 실제 수요에 따라 계좌를 복수 개설할 것인지 판단해야지 맹목적으로 여러 계좌를 개설해서는 안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계좌 개설 비용만 올라가고 시스템 자원 또한 낭비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신화망에 따르면, 중국결산공사는 계좌 개설 시스템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 투자자 1명당 개설할 수 있는 계좌 수의 상한선을 설정하고, 각 기관에게는 투자자 본인의 요구에 따라 계좌 개설 업무를 처리하되 투자자의 이성적 계좌 개설을 지도할 것 등을 주문했다.
◆ ‘1인 1계좌’ 제한 개방, A주 영향은?
1인 다계좌 허용으로 투자자들은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되고 A주 계좌 개설 매력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증권사들의 중개 수수료는 낮아지고 서비스 질을 제고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결산공사가 12일 저녁께 발표한 증권계좌업무가이드라인(수정판)에 따르면, 투자자 1인당 개설 가능한 계좌 수는 최대 20개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는 투자자들의 투자를 더욱 편리하게 하고,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계좌 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인 1계좌’ 제한 개방은 증권계좌 통합 업무의 일부분으로, 투자자마다 1개의 ‘총계좌’와 복수의 ‘자(子)계좌’를 개설토록 한다는 것이 중국결산공사의 계좌통합 방안이다. ‘총계좌’ 아래의 ‘자계좌’에는 위안화 보통 주식 계좌(A주 계좌)∙위안화 특수 주식 계좌(B주 계좌)∙전국 중소기업주식 양도시스템 계좌(주식양도시스템계좌)∙폐쇄형 펀드(Close-end Funds)계좌∙개방형 펀드 계좌∙업무 수요에 따라 개설한 기타 증권 계좌가 포함된다.
총계좌 정보를 가진 투자자는 관련 증명 정보만 제공하면 누구나 모든 증권사의 전 영업지점에서 개인 계좌 정보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증권 계좌 통합에 앞서 각 투자자들은 오로지 1개 계좌만을 가질 수 있었고 총 7개 항목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중국결산공사 한 관계자는 “계좌 통합 후 수수료 수취 항목이 기존의 7개에서 1개 항목으로 조정되고 계좌 개설 비용 수취 기준을 통일함과 동시에 그 요율 또한 56% 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 증권사 ‘수수료 전쟁’ 불가피, 서비스 개선이 관건
1인 다계좌 개설이 가능해지면서 증권사 업무모델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영향은 ‘수수료 전쟁’이 될 것이라고 우한(武漢)과기대학교 금융증권연구소 둥덩신(董登新) 소장은 설명했다.
둥덩신은 “투자자들은 증권사에 거래금액의 약 0.8‰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했으나 불마켓일 때는 증시 매매율이 높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아질 수 있는 공간이 크다”며 “특히 1인 1계좌 개설 제한이 없어지면서 증권사들은 수수료를 낮춰 기존 고객을 붙잡으려 할 것이고 투자자는 신구 계좌를 비교해 수수료가 낮은 증권사를 우선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규정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다. 신화망은 모 증권사 베이징 영업점 직원을 인용, “경쟁이 분명 가열될 것이고 수수료 인하는 물론 더욱 다양한 시장화 수단을 마케팅에 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과거에는 신규 고객 발굴이 중점이었지만 지금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수료가 이미 상당히 낮은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며, 대신 온라인 거래망 확대 등 서비스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평론가 피하이저우(皮海洲)는 “수수료를 인하하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기존 고객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겠냐”며 “수수료는 0.5‰ 정도까지 인하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더 큰 조정 폭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인터넷 증권 거래가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계좌 개설 수수료는 이미 0.3‰까지 떨어진 상황. 그러나 중국증권업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55개 증권사가 인터넷 증권업무 시범 업체 자격을 획득했으나 아직 거래 효율이 떨어지고 온라인 계좌 개설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