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술주 평균 PER 220배…닷컴버블 나스닥 PER 156배
[뉴스핌=배효진 기자] 4000선 돌파를 목전에 두며 랠리를 펼치고 있는 중국 증시에 대한 거품 우려가 이번엔 IT(정보통신)주로 번졌다.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에 중국 증시 IT주들이 고속 성장하면서 중국판 '닷컴버블'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닷컴버블은 지난 고평가되던 인터넷 기업들이 1995년부터 2000년에 걸쳐 대거 파산한 사건을 말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IT(정보통신기술)주들은 닷컴버블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평가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IT 기업 사무실 <출처=블룸버그통신> |
현재 중국 IT주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은 220배다. 2000년 3월 닷컴버블 당시 미국 나스닥종합지수의 평균 PER 156배를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PER은 어떤 회사의 주가가 회사 수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최근 저금리 환경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IPO(기업공개) 열풍이 뜨겁고 랠리를 펼치는 증시에 올라타려는 신규 투자자들이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기업들은 IPO 이후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베이징 톈리 모바일 서비스는 지난해 IPO에 성공한 기업 중 최고 실적을 거뒀다. 이후 톈리의 주가는 무려 1871% 폭등하고 PER은 379배나 올랐다.
빈센트 홍 크레디트스위스 중국 대표는 "중국 기술주들은 미국 닷컴버블과 닮았다"며 "중국의 스몰캡 IT주들은 닷컴버블을 뛰어넘는 수준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증시는 닷컴버블 붕괴의 여파에서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닷컴버블 충격을 회복하는 데 7년이 걸렸다. 나스닥은 여전히 2000년 3월 10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5048.62에 못 미치고 있다.
블룸버그 분석 결과, 중국 기술주들의 PER은 2000년대 미국 IT주보다 평균 41%가 높았다. 중간치 기준으로는 더욱 높은 두 배에 달했다.
텅빈셩 베이징 청콩 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 IT기업들의 가치가 과도한 수준에 오르면서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중국 IT주들의 랠리가 버블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닷컴버블에 비해 중국 증시에서 IT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이유다. 현재 중국 IT주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시가총액의 13%다. 닷컴버블 당시 3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구이하오밍 션완홍옌 그룹 자산운용 리서치 책임자는 "높은 밸류에이션이 반드시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다"며 "일부 밸류에이션은 기업들의 수익이 빠르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