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속보

더보기

정부, 조세 철학 있나? 표심에 휘둘리는 세금

기사입력 : 2015년04월09일 11:12

최종수정 : 2015년04월09일 11:17

세수 부족한데 대기업 깎아주고 저소득층 면세자 늘려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박근혜 정부의 조세 정책이 기본적인 조세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칙을 지키기 보다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압박에 휘둘린다는 지적이다.  

우선 정부와 여당이 최근 내놓은 연말정산 보완책은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제도 기본 원칙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비판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연말정산 보완책이 소급적용된다면 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 205만 중 202만명(98.5%)의 세금 1636억원이 줄어든다. 정부는 5500만원 이하자의 세부담이 늘지 않았다면서도 추가로 세금을 깎아주는 모순적인 정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로써 5500만원 이하 계층의 소득세 실효세율(결정세액을 급여로 나눈 값)은 1.16%로 낮아진다. 2013년 세법 개정 이전 1.32%에서 더 떨어지는 것.

반면 7000만원 초과 계층의 실효세율은 같은 기간 10.67%에서 11.84%로 높아진다. 7000만원 초과 계층에선 1인당 세금이 109만원 늘었다. 두 계층간 실효세율 격차가 기존 8배 가량에서 10배로 늘어나게 됐다.

 

(자료: 기획재정부)

현재 근로자의 30% 정도가 세금을 내지 않고 있으나 이번 대책대로 세법을 개정한다면 35%에 가까운 이들이 세금을 안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세미달자가 지난 2013년 기준으로 512만명(전체 과세대상자 1636만명의 31.3%)이었으나 600만명 수준으로 늘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이 원칙에 어긋나게 된 이유로 '포퓰리즘'이 꼽힌다. 올초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때 '13월의 월급'이 세금폭탄으로 바뀌었다며 강하게 반발하다 정부와 여당이 화들짝 놀라 급조한 것이다. 특히 1인가구의 세부담이 늘어난다는 '싱글세' 논란까지 불거지자 정부가 근로소득세액공제를 조정하자 원칙에서 멀어졌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세무정책은 정확한 분석을 기초로 결정해야 하는데, 정부가 처음부터 첫단추를 잘못 끼웠다"면서 "연봉 5500만원 이하에 대해 세부담을 없애주겠다고 미리 선언한 것은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 정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소득재분배'만 강조하고 있다.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은 "우리나라 소득세제는 각종 비과세 및 공제 제도가 많아 소득재분배 효과가 미약했다"면서 "이번 대책을 통해 소득재분배 기능이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 대기업 실효세율 높이고 자영업자 세원 넓혀야

한편, 법인세에서는 돈을 잘 버는 대기업이 못 버는 중소기업보다 세금을 덜 내는 '조세의 역진성'도 나타나고 있다.

뉴스핌이 분석한 결과 지난해 17조 2806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실효세율은 15.56%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법인의 평균(2013년 1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등을 독려하기 위해 세액공제를 만들었으나 이 혜택을 대기업들만이 누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명박정부 시절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춘 이후 박근혜정부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도표 참조). 각종 감면 및 공제를 줄여서 법인세를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얼마나 높아질 지 의문이다.

(자료:국세청)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이에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익규모가 큰 대기업을 감안해 최고세율 구간을 추가로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학자 출신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를 거론하면서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을 강조했다.그러면서 법인세 인상이 성역이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정부는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는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R&D와 설비투자에 대한 일부 세액공제가 불가피하다"면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더 큰데도 불구하고 (실효세율)역전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해당기업이 투자를 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상인 교수는 "중산층 유리지갑이 분노한 것은 정부가 증세 요구가 있는 법인세나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증세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증산층 증세에 앞서 법인세 인상과, 고소득 자영업자 증세를 추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무너진 '의원 불패'에 정치권 동요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현역 국회의원은 낙마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의원 불패 신화'가 무너지면서 정치권이 동요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고위공직자 인선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전날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며 자진 사퇴했다. 이로써 강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후 현역 의원 신분으로 낙마한 첫 번째 사례가 됐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현역 의원이 낙마했다는 것은 고위공직자 후보로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의미로 정치적 생명에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릴 뿐 아니라 다음 선거에서 공천을 받는 것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줄곧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거짓 해명에 급급하다가 끝내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도망치듯 사퇴했다"며 강 후보자가 의원직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5.07.14 mironj19@newspim.com 현역 의원도 낙마할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실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면서 향후 고위공직자 인선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청문회를 하면 하루종일 모욕당하고 가정사도 전부 밝혀지고 너무 탈탈 털리니까 우리는 만약에 장관직이 들어와도 하지 말자는 얘기를 했었다"며 "청문회 때문에 자리를 고사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정치적 대립이 아무리 심해도 '현역 의원은 지켜준다'는 암묵적 룰이 있었는데 그게 깨진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강 후보자는 현역 의원인 점, 이재명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점 등으로 인해 낙마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다. 그러나 보좌진에 자택 변기 수리, 쓰레기 분리배출 등을 시켰다는 갑질 의혹과 거짓 해명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며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다. 청문회 이후에도 예산 갑질, 교수 시절 무단결근 등 추가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야당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와 범여권의 지명철회 촉구가 이어졌고,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도 하락하면서 결국 강 후보자는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강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7-24 15:09
사진
블랙핑크, 美 빌보드글로벌200 1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블랙핑크가 글로벌 톱 클래스임을 증명하면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정상을 꿰찼다고 YG엔터테인먼트가 22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블랙핑크.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2025.07.22 oks34@newspim.com 미국 빌보드가 SNS를 통해 먼저 공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뛰어(JUMP)'는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Billboard Global Excl. U.S.) 차트에서 나란히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블랙핑크는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 세 번째, 빌보드 글로벌에서 네 번째 1위를 차지하며 두 개 차트에서 동시에 K팝 걸그룹 최초·최다 기록을 쓰게 됐다. 또한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는 스트리밍 1억 2300만 회로 올해 전 세계 여성 아티스트 발매곡 중 최고 수치를 달성했다. 특히 빌보드 핫 100에서는 28위에 안착해 주목된다. 앞서 'Ice Cream', 'Pink Venom', 'Shut Down', 'How You Like That', 'Kill This Love', 'DDU-DU DDU-DU', 'Lovesick Girls', 'Sour Candy', 'Kiss and Make Up'이 차트인에 성공했던 바. 이는 팀 발매곡만으로 세운 K팝 여성 아티스트 최다(10곡) 진입 신기록이다. 빌보드뿐 아니라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도 반향이 크다. 블랙핑크는 '뛰어(JUMP)'로 스포티파이 위클리 톱 송 글로벌 차트에서 K팝 그룹 최다 1위 곡 보유라는 신기록을 썼으며, 영국 오피셜 차트에는 자체 최고 순위인 18위로 첫 진입하는 등 주류 팝 시장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유튜브에서도 독보적인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뛰어(JUMP)' 뮤직비디오는 지난 11일 공개 이후 8일 연속 글로벌 유튜브 일간 인기 뮤직비디오 최정상을 지킨 데 이어 주간 차트에서도 1위로 직행했으며, 조회수는 8800만 회를 훌쩍 넘어 1억 뷰 돌파를 눈앞에 뒀다. <빌보드 핫 100, 빌보드 글로벌 200 어떻게 다른가?> '빌보드 핫 100'은 미국 내 종합 싱글 차트로 가장 권위 있는 차트다. 글로벌 차트보다 권위 있는 이유는 미국 내 '라디오 방송 집계'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차트는 성격상 라디오 집계는 불가능해서 스트리밍과 판매가 핵심이지만 '빌보드 핫 100'은 인기도를 가늠하는 라디오 집계가 핵심이다. 빌보드가 집계하는 라디오 방송국의 수만 1,200여 개가 넘는다. 이에 비해 '빌보드 글로벌 200'은 스트리밍이 포함된 차트여서 팬덤의 움직임에 의해 순위가 요동치는 경우가 많다.  oks34@newspim.com 2025-07-22 12: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