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마켓

속보

더보기

中교통은행 시행착오에 위안화 직거래시장 '삐걱'

기사입력 : 2015년03월24일 14:35

최종수정 : 2015년03월25일 08:53

시장 거래량 절반이 신한·외환銀.. "자존심 싸움"

[뉴스핌=정연주 기자] 정부가 위안화 허브 구축을 위해 야심차게 밀고 있는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직거래 시장의 부진 이유 중 하나로 원/위안화 청산은행인 중국 교통은행의 미흡한 현지화 전략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위안화 거래 시 중국 교통은행에 청산계좌를 개설한 금융기관은 국내 시중은행 18개, 외국계은행 7개 등 총 45곳에 달한다. 하지만 시중은행 18곳 중 교통은행을 주거래 계좌로 이용하는 곳은 외환은행, 우리은행 등 4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조만간 주거래 계좌 해지를 검토하는 은행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산은행이란 국내 금융기관에 위안화 기반 무역과 자본 거래에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하며, 실시간 결제 서비스도 제공하는 은행을 말한다. 교통은행은 지난해 7월 국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청산은행으로 선정된 바 있다.

정책당국은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 발맞춰 위안화 거래 비용을 줄이면서 원화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로 직거래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실수요 등 거래환경 개선에 교통은행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A 은행 관계자는 "청산은행을 이용하면 홍콩 계좌로 거래할 때보다 수수료가 절약되는 등 이점이 있으나 자금이체와 관련 문제가 생길 경우 해결방안을 검증한 바 없어 불안하다"며 "교통은행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했는데 그 역할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해 보였다"고 말했다. 

◆ 교통은행 마케팅 인식 부족..거래량 증가해도 실수요 無  

교통은행을 이용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결제리스크다. 홍콩의 경우 역외 위안화시장을 현지시각 기준 0시 30분까지 커버하는 반면 중국 교통은행 서울지점은 중국 현지 시스템에 맞춰 국내기준 오후 5시경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교통은행 서울지점을 이용할 때 오후 5시 이후 역외시장의 위안화 거래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직거래 시장 조성을 담당하는 B 은행 관계자는 "보통 다른 통화의 경우 자금 흐름을 미리 예상하고 은행이 움직이지만, 위안화는 대금이 실제 입금되는 것을 확인해야 움직인다"며 "교통은행이 5시에 마감하니 홍콩에서 돌고 있는 자금이 국내로 못넘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시차 문제로 결제리스크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교통은행은 이 점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몰랐으며 최근에야 대책을 마련하는 듯하나 기본적으로 중국 본토 시스템에 맞춰 움직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개선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교통은행 서울 위안화 청산은행 출범식이 열렸다. <사진=이형석 기자>

교통은행이 체제가 다른 국내 제도나 관행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C 은행 관계자는 "교통은행 측은 중국 인민은행에서 청산은행 지위를 부여받았으니 당연히 모든 시중은행이 계좌를 개설하는 것으로 믿었다"며 "체제가 다른 한국에서는 중국과 같은 규제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교통은행 측은 위안화 거래 시 청산은행을 거쳐야하는 한국정부의 정책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을 청산계좌 거래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교통은행 관계자는 "대만의 경우를 보더라도 청산은행에서만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정해져 있다"며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라 그러한 제도가 시행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행 계좌를 통한 거래가 예상보다 활발하지 않아 현재 내부적으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계좌만 개설하고 거래를 하지 않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나마 3월 들어 새로 계좌를 개설한 기관들 때문에 거래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교통은행의 설명대로 3월 들어 직거래 시장의 거래규모가 일평균 10억달러에서 2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시장조성을 위한 은행간 거래가 대부분이며 여전히 실수요 규모는 저조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무역결제 비중 가운데 위안화 비중은 수출의 경우 0.5%에 그치고 있다.

앞선 B 은행 관계자는 "위안화 직거래 시장은 위안화 시장 선점 효과 등을 위해 은행간 자존심 싸움으로 덩치를 조금 불리는 수준이며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이 직거래 시장의 거래규모의 40~5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에 급격하게 거래량이 줄어들 위험도 크다"고 설명했다.

당국 "교통은행 시행착오 인정..향후 개선될 것"

정책당국은 교통은행의 청산은행 역할 미숙으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안착이 늦어졌다는 점을 인정한다. 실제로 교통은행은 중국의 5대 은행 중 가장 규모가 작으며, 한국이전에 청산결제 업무를 수행해 본 경험이 없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결제은행을 하나씩 나눠주는 식으로 배정하다보니 경험이 전무한 교통은행이 선정됐으며, 업무미숙 문제가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부처는 지난해 10월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자료=한국은행>

청산은행에 대해 한국 정책당국의 특별한 제재권한이 없는 점도 문제다. 청산은행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중국 인민은행에 있다.

한국은행은 지급결제와 관련된 기술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인민은행이 별다른 불만이 없는 한 교통은행의 청산은행 지위는 영구적으로 유지된다. 만약 교통은행이 청산은행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더라도 우리나라 시중은행의 목소리를 대변할 통로가 없는 셈이다.

크고 작은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일각에서는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원/엔 시장 실패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정책당국은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일뿐이라고 일축한다.

한은 관계자는 "청산은행을 지정한 것은 인민은행이며 이에 개입할 여지는 없다"며 "위안화 거래가 워낙 적은 규모로 진행되기 때문에 청산은행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못하고를 가늠하기에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통은행의 전략 실패라고 지적되는 부분은 정착 초기에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문제며 개선되고 있으니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사진
기재부, 나라장터에 NXC 지분 매각 공고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국내 게임 1위 업체 '넥슨'의 정부 지분에 대한 공개입찰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0일 나라장터 등에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NXC)의 지분 매각 공고를 냈다고 2일 밝혔다. NXC는 비상장기업이다. 고 김정주 넥슨 회장 사망으로 유가족들이 상속세 4조7000억원을 NXC주식(29.29%)으로 물납했다. 넥슨 로고. [사진=넥슨] 그동안 기재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NXC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지난해 말에는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NXC 지분 처분을 추진하기도 했다. NXC 지분 매각에 따른 세외 수입은 3조7000억원이다. 올해도 NXC 지분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해당 금액만큼 이른바 '펑크'가 발생하는 셈이다. 한편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IT기업 텐센트가 넥슨 지분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매각 절차를 게시했지만, 구체적인 매각대상자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02 15: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