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김세혁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유쾌한 노랫말과 독특한 무대의상으로 유명한 듀오 노라조가 ‘니팔자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데뷔 10년차 노라조가 지난달 선을 보인 ‘니팔자야’는 23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가 233만을 넘길 만큼 가요계를 달구고 있다. 노라조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니팔자야’는 일상 속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비트와 가사,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화면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슈퍼맨’ ‘카레’ 등에서 보여준 엽기 퍼포먼스로 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노라조는 벌써 데뷔 10년차를 맞은 베테랑이다. 지금까지 노라조가 변치 않고 지켜온 신조는 파격적 무대뿐이 아니다. 노라조는 흔한 사랑노래보다는 일상 속 작은 휴식이 될만한 노랫말로 사랑 받아 왔다. 이런 고집은 ‘니팔자야’라고 다를 바 없다.
“노래 하나로 듣는 사람들의 인생이 단번에 바뀌기란 쉽지 않겠죠. 저흰 팬들이 ‘니팔자야’로 인해 잠시 웃고 희망을 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좋잖아요. 뭘 해도 운세가 대박 난다는 가사에 조금이나마 힘을 얻었으면 해요. 사실 이 곡은 예전에 구상했는데, 자꾸 미루다 ‘2015년엔 꼭 하자’란 생각으로 드디어 발표했어요.”
크로마 기법이 돋보이는 ‘니팔자야’의 뮤직비디오. 몽환적인 인트로에 이어 신흥종교 집회와 점집이 등장하고 털이 쑥쑥 자라는 기묘한 화면이 연이어 전개된다. 무엇보다 조빈과 이혁이 함께 망가졌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당초 멀쩡하지 않은 조빈과 멀쩡한 이혁의 조합으로 눈길을 끈 노라조였기에 이번 변화는 그만큼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데뷔 당시 가요계 환경이 만만찮았어요. 엄청난 시간과 물량이 투입된 아이돌들이 대세였죠. 혁이와 틈새를 노리기로 전략을 짰어요. 그냥 나갔다간 깨질 거 같았거든요. 개그맨과 아이돌의 콜라보레이션이랄까요? 왜 소개팅 나가면 한 명이 일부러 망가지며 다른 한 명을 띄워주잖아요. 그렇게 각자 콘셉트를 분명하게 나눴죠. 다만 ‘니팔자야’에선 그런 경계가 허물어진 게 맞아요.”(조빈)
“사람들이 저더러 ‘많이 변했다’ ‘몰라보겠다’며 놀라요. 근데 이건 새로운 변화라기 보단 실험에 가까워요. 사실 전 ‘니팔자야’ 뮤직비디오 찍으면서 딱히 한 게 없어요. 눈 까뒤집는 것 정도? 나머지 엽기적인 영상은 죄다 편집이 만들어준 거예요.(웃음)”(조빈)
‘니팔자야’를 구성하는 기묘한 화면들은 그 유명한 디지페디(디지털페디큐어)의 작품이다. 삼각김밥 헤어부터 태국 전통의상까지 직접 챙겼던 조빈으로서는 ‘니팔자야’에서도 당연히 욕심을 낼 상황. 하지만 의외로 기본 콘티 외에는 거의 참견(?)을 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노라조는 원래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지 않았어요. 삼각김밥 머리는 직접 깎은 거였고 ‘야생마’ 때도 실제 말 인형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죠. 태국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카레’의 전통의상은 현지 시장에서 직접 샀어요. 근데 ‘니팔자야’에선 제3의 시선으로 저희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어요. 일단 기본적인 촬영 뒤엔 디지페디 쪽에 완전히 맡겨버렸죠. 괜히 만나면 이것저것 참견하게 될까봐 연락도 안했어요. 결과요? 정말 대만족입니다.”
‘카레’로 정점을 찍었다고 여겨졌던 노라조의 엽기 콘셉트는 놀랍게도 ‘니팔자야’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한눈에도 놀랄 만한 ‘니팔자야’의 뮤직비디오는 국내 커뮤니티는 물론 유튜브와 일본 니코동에서 단번에 화제가 됐다. 국내외 네티즌들은 “무슨 약을 빨았나” “인류에겐 너무 빠른 뮤직비디오” “미남 낭비” 등 반어적 극찬을 쏟아내며 뜨겁게 반응했다. 특히 샤이니 종현은 “니팔자야를 듣고 수전증이 나았다”고 간증(?)했고 혹자는 “시험 보기 전에 들었더니 정답이 보인다”며 신기해했다.
“그런 반응들이 노래를 더 띄워준 거죠. 특히 SNS로 홍보한 게 주효했어요. 사실 방송불가판정을 받았기에 SNS와 인터넷에서 더 뜬 결과를 얻은 셈이고요. 사실 저희도 국내는 물론 해외 반응에 놀랐어요. 성원에 힘입어 다국어로 번역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죠. 대부분 해외에 계신 한국 분들이 현지인들이 보기 쉽게 직접 번역해 주세요. 정말 감사하죠. 현재 아랍어로 번역해주실 분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연락 좀 주세요.”
흥겨운 멜로디에 뭐든 될 수 있다는 반복적인 가사로 듣는 이들을 최면(?)에 빠뜨리는 ‘니팔자야’. 가요계의 B급을 대표하는 노라조의 색깔을 가득 품은 ‘니팔자야’는 남다른 콘셉트로 앨범마다 주목을 받아온 노라조의 철학을 담고 있다.
“이 곡엔 저희가 추구하는 B급 철학이 가득하죠. 뭐랄까 A급은 공식적인 고급이잖아요. 늘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도 있고요. 그에 비해 B급은 부족한대로 매력을 어필할 수 있어 편해요. 저희 자체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에 스스럼없이 B급을 택했죠. 워낙 표현의 자유를 원하기도 했고요. A급보다 자유로울 수 있어 사람들이 더 공감할 수도 있죠. 무엇보다 B급이기라 더 자연스럽게 대중에 다가갈 수 있어 좋아요.”
‘니팔자야’로 2015년을 힘차게 열어젖힌 노라조의 올해 행보는 거침없다. 데뷔 10주년인 만큼 베스트 형식의 6집 앨범을 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매월 일곱 곡 가량을 담은 별도의 앨범도 발표한다. 자신들만의 색깔을 담은 ‘노라조엑스포’도 야심차게 준비했다.
“’월간조빈’이라고 싱글이 아닌 앨범을 매월 낼 계획이에요. ‘노라조엑스포’라는 비밀무기도 기획하고 있고요. 분명한 건 노라조의 틀을 벗어난 곡들을 선보인다는 거예요. 음악만 들으면 ‘누구지?’ 생각할 정도로요. 부디 많은 분들이 신곡들을 재미있게 받아들이셨으면 합니다. 뮤직비디오요? 물론 다음 건 ‘니팔자야’보다 더 독하게 가야죠.” [장소협찬=여의도 스마일]
[뉴스핌 Newspim] 글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