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재위, 안홍철 사장 퇴진 '압박카드'
[세종=뉴스핌 최영수·정연주 기자] 국회가 23일 한국투자공사(KIC) 폐지를 추진하고 나선 것에 대해 한국은행과 정부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KIC를 분리시켰던 한은 입장에서는 '갑작스럽지만 반갑다'는 입장인 반면,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현실적으로 존재가치가 크다'는 입장이다.
▲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지난해 7월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특히 KIC 흡수를 통해 한은 특유의 보수적인 자산운용 방침이 보다 다원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화자산운용에 있어서 국내에서 한은만큼 잘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관련법 개정 등 실무적 절차가 있지만 (KIC 회수를) 못할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KIC 폐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사장 교체와 공사의 존폐 여부는 분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KIC가 (외화자금 투자를 통해)연간 수천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만약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한은에 맡긴다면 그런 수익이 나오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KIC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면서 "사장 교체 건과 공사의 존폐는 분리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앞서 이날 정희수 국회 기재위원장은 "여야 간사와 얘기해서 (KIC 폐지 법안을)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야당 간사인 윤호중 의원이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재위가 안홍철 KIC 사장의 사퇴를 종용하기 위해서 압박카드로 폐지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안 사장은 지난 2013년 12월 취임 전 트위터 등을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 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을 비난해 야당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정연주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