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등 유로화 표기 회사채 발행 활발
[뉴스핌=노종빈 기자] 유럽 대형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찾아 아시아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아시아 각국의 주요 기업들이 유로화 표기 채권 발행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시장분석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일본제외 아시아 지역의 연초 이후 현재까지 유로화 표기 채권 발행량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배 늘어난 22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유로화 표기 채권 발행량은 127억달러로 1년 전인 지난 2013년에 비해 43% 규모 늘어났다.
◆ 아시아 기업 유로화 표기 회사채 발행 활발
유럽 현지 기준금리는 제로 수준으로 초저금리인데다 일부 우량 기업들의 회사채도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기관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 채권을 유럽 투자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은 채권 발행자나 투자자 양 측 모두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아시아의 채권 발행기업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서 좋고 유럽 투자자들은 유럽 채권에 비해 초과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어 좋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공격적인 자산매입 프로그램 시행으로 인해 대부분의 유로존 국채들은 마이너스 금리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주요 기업이나 정부는 유로화 표기 채권을 발행해 자금 조달 비용을 절감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국가전력망공사(SGCC)와 중국 건설은행은 지난주 유로화 표기채권을 발행해 16억3000만달러 어치의 자금을 조달했다. 중국공영조선도 약 5억7000만달러(5억유로) 어치의 유로화 채권을 발행했으며, 중국 바오철강도 유로화 채권 발행을 검토중이다.
존 프래트 바클레이스 아시아태평양 채권부문 대표는 "아시아 기업들이 조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유로화 채권 발행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은 아니다"며 "중국 기업들도 유럽에서 사업을 하거나 인수합병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유로화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아시아 경제 낙관…달러화 표기채권도 강세
앞서 지난해 7월 인도 국영기업인 석유천연가스공사(ONGC)는 유로화 표기 채권을 2.75%의 금리로 22억달러 어치 발행한 바 있다. 이는 동일물 달러화 표기 채권에 비해 0.5%p(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 밖에도 리카싱이 이끄는 재벌그룹 허치슨왐포아의 회사채나 인도네시아 국채, 중국 은행들의 회사채 등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채권의 경우 달러화 표기 채권 물량이 유로화 표기 물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달러화 채권을 사더라도 향후 달러화 강세로 인한 차익을 챙길 수 있다.
헤이든 브리스코 알리안스번스타인 아시아태평양 채권담당은 "유럽 지역 투자자들로부터 아시아 기업들의 달러화 또는 유로화 표기 채권에 대한 관심과 요청이 많다"며 "투자자들은 아시아 경제의 향후 전망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도네시아 국채의 경우 쉽게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중국 경제의 둔화 상황과 일부 기업들의 과도한 채무 수준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마이크 리델 M&G투자 펀드매니저는 "지난해 중반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불안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존 프래트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들의 채권에 대해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많지만 더 많은 정보와 교육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