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및 부채 협상 시간 모두 한계 상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그리스의 유동성 흐름이 크게 악화된 데다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 이번 등급 강등의 배경이다.
S&P는 6일(현지시각) S&P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적인 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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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경제는 침체의 늪을 빠져나왔지만 여전히 한계 수위를 넘는 부채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그리스의 국가 부채는 GDP의 170%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약 2주 전 정권을 잡은 좌파 시리자는 고강도 긴축을 종료할 것으로 공약한 상황이다.
S&P는 “그리스의 새 정부가 채권자들과 채무 재조정 협상을 타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유동성 여유도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S&P는 또 “채권자들과 협상 과정이 예금 인출 등의 부작용을 일으켜 금융안정성을 해치는 한편 최악의 시나리오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자금줄이 막힐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리스는 전날 독일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과 채무 조정 협상을 가졌으나 팽팽한 이견만 확인했을 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근본적으로 독일 정부는 그리스가 경제 시스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채무를 기존의 합의 내용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그리스는 눈덩이 채무 부담을 떠안은 상태로는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고강도 긴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채 부담을 축소하는 한편 디폴트 리스크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면적인 채무 재조정을 실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스의 재원이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을 감안할 때 EU 주요국은 기존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를 맞는 오는 28일까지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주요 외신은 강조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럽 은행권 대출에 그리스 국채를 담보물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한편 그리스 은행권에 최대 595억유로의 유동성 지원을 승인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