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및 디폴트 리스크 고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선제적인 압박을 가한 가운데 이뤄진 그리스와 독일의 채무 협상이 팽팽한 이견만 확인한 채 종료됐다.
이른바 3월 자금난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채무 재조정에 대한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디폴트 및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출처:AP/뉴시스] |
그리스는 프랑스 및 이탈리아와 함께 반긴축 동맹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지만 이에 대해 독일 측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이번 회동에 앞서 그리스 측은 채무 탕감 대신에 상환 조건을 바꾼 채권 스왑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EU 주요국과 협상을 갖고 지지를 요청한 상황에 최대 채무국인 독일이 완강하게 거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국제 사회의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협상과 관련, 베렌버그의 크리스틴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독일과 그리스가 유일하게 동의하는 사안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독일 정부는 그리스가 경제 시스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채무를 기존의 합의 내용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그리스는 눈덩이 채무 부담을 떠안은 상태로는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고강도 긴축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부채 부담을 축소하는 한편 디폴트 리스크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면적인 채무 재조정을 실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스의 재원이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을 감안할 때 EU 주요국은 기존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를 맞는 오는 28일까지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주요 외신은 강조하고 있다.
한편 앞서 ECB는 유로존 은행권 대출에 그리스 국채를 담보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리스의 긴급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ECB 측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날 그리스 중앙은행은 시중은행권의 유동성 문제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며 금융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는 데 팔을 걷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