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신규 영역 개척 등 신성장 동력 발굴 주력
[뉴스핌=최주은 기자] 단기간에 급성장한 아웃도어 업계가 정체기에 머물렀다. 포화된 아웃도어 시장에서 2세 경영의 새바람이 차츰 결실을 맺고 있다.
블랙야크와 K2코리아, 밀레 등 국내 아웃도어 업계 오너 2세들의 활발한 경영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이른 나이부터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아웃도어 2세들은 세컨 브랜드 론칭, 해외시장 개척 등 새로운 먹거리 찾기를 주도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블랙야크 강준석 이사(35)는 강태선 회장의 후계자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강 이사의 손위 누나 두 명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블랙야크 후계구도는 일찌감치 강 이사로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강 이사는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를 다니다 중퇴하고 위스콘신 메디슨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이어 고려대학교에서 MBA과정을 수료한 그는 2009년 블랙야크에 입사해 내수 영업팀, 상품기획부, 소싱팀, 글로벌팀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미국 브랜드 ‘나우’를 인수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으며, 현재 블랙야크 글로벌사업부 이사 겸 나우 대표를 맡고 있다. 입사 6년 만에 후계자로의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강 이사는 오랜 기간 해외유학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나우 인수의 기획 단계부터 계약체결을 손수 챙겼다. 1000억원에 육박하는 해외매출을 오는 2020년까지 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밝혔다.
블랙야크는 국내사업은 강 회장이, 해외사업은 강 이사가 전담해 오너 2세 경영의 합작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미지=송유미 미술기자] |
일찌감치 경영전면에 나선 K2코리아 정영훈 대표(46)는 남다른 사업수완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97년 K2코리아에 입사한 정 대표는 창업주인 부친이 2002년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이듬해 갑작스럽게 회사 경영을 맡았지만, K2코리아와 아이더를 빠르게 안착시키며 업계 2위 규모로 성장시켰다.
정 사장은 내부에서 ‘젊은 카리스마’가 트레이드 마크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력한 추진력을 지녀 K2 성장신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기간에 아웃도어업계 뿐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2000년 아웃도어 업계 최초로 TV광고 및 라디오 광고를 진행했으며, 2002년부터는 단독 브랜드 매장을 오픈하는 등 유례없는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해 2003년 534억원이었던 매출을 10년 만인 2013년 4099억원으로 10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골프웨어 브랜드 ‘와이드앵글’을 론칭하고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웃도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경쟁사보다 선제적으로 움직이며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와이드앵글은 지난해 12월 기준 10여곳의 매장이 월 매출 1억원을 넘겼다. 점포는 2월 말까지 오픈이 확정인 곳이 85곳, 올해 상반기까지 100곳, 연말까지는 15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와이드앵글은 론칭 3년 차인 내년에는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철호 밀레 대표의 장남인 승우(29)씨는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 대리로 입사해 관리부 과장을 거쳐 현재는 해외에서 경영수업중이다. 회사의 해외 브랜드 개척과 신규 사업 부문을 담당했던 승우 씨는 지난 2013년 밀레가 론칭한 세컨드브랜드 ‘엠리밋’ 론칭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엠리밋은 세컨 브랜드 가운데 경쟁사를 따돌리며 독보적인 매출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매출 4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0% 성장했다.
미국 및 유럽 등에 거주하며 경영수업 및 해외시장 파악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조만간 현업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지식을 축적한 이들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면서 성과를 속속 보이고 있다”면서 “해외시장 진출, 새로운 영역 발굴 등 질적 성장을 위한 고민들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성장 동력이 절실한 아웃도어 시장에서 창업자를 돕는 2세의 공로가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아웃도어 시장의 성공신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2세 경영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