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경상수지(잠정) 발표
[뉴스핌=정연주 기자]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894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불황형 흑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불황형 흑자라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그간 경상수지 흑자는 수입 감소에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으며, 연중 수출 증가율은 5년래 최저치인 0.5%에 머물렀다.
2일 한은이 발표한 '2014년 12월 국제수지(잠정)'을 보면 12월 경상수지는 72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34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전월에 이어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풀이된다.
월별 경상수지<자료=한국은행> |
연중으로 보면 수출은 6215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5% 증가에 그친 것에 반해 수입은 5286억6000만달러로 1.3% 줄었다.
수출증가율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2009년 -15.9%를 기록한 이후 2010년 27.4%, 2011년 26.6%, 2012년 2.8%, 2013년 2.4%와 2014년 0.5% 순으로 떨어졌다.
이에 일각에서 불황형 흑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은은 이를 부정하며 기존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노충식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수치적으로 봤을 때는 불황형흑자로 볼 수 있지만 세부 내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수출 증가 둔화와 더불어 수입이 감소된데는 유가 하락 부분이 크고 국제유가는 원유 수급에 의해 결정돼 국내 경기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12월 통관기준 수출과 수입 물량기준을 놓고 보면 수출과 수입은 각각 13%, 12% 증가했다"며 "아울러 소비재 수입 증가율이 10%에 달했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우리가 불황형 흑자라고 단정짓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12월 상품수지의 흑자규모는 전월(100억3000만달러)보다 축소된 85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수지상(FOB 기준) 수출은 53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늘었으나 수입은 45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줄었다.
통관기준 수출은 497억달러로 지난해 12월보다 3.6% 증가했다.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등의 수출은 증가한 반면, 가전제품과 석유제품 등의 수출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동 등에 대한 수출은 증가한 반면 일본과 중남미 지역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12월 통관기준 수입은 43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12월보다 0.9% 감소했다.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은 각각 17.4%, 10.0% 늘었지만 원자재 수입이 11.3% 감소한 영향이다.
서비스수지는 15.4억달러 적자로 전월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운송 및 여행수지 악화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본원소득수지의 흑자규모는 배당지급 증가 등으로 11월 16억7000만달러에서 11억8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는 9억4000만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금융계정의 유출초 규모는 12월 98억달러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중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전월의 21억달러에서 13억5000만달러로 축소됐고 증권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외국인직접투자가 늘어나면서 11월 28억4000달러에서 61억6000만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파생금융상품도 1억5000만달러의 유출초를 시현했다.
기타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금융기관의 해외예치금 감소 등으로 전월의 78억달러에서 51억3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준비자산은 29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