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펀드 투자실패로 '후계자'이미지 악화
[뉴스핌=이연춘 기자] 범LG가 아워홈 후계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구지은(47ㆍ사진) 부사장의 투자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 부사장이 고수익·고위험 투자상품으로 분류되는 선박펀드에 손을 댔다가 거액의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구 부사장은 선박펀드 종목인 바다로3호 선박투자회사의 최대주주로 지분 13.51%(11만9854주)를 보유하고 있다. 구 부사장의 오빠인 구본성씨도 6.75%(5만9889주)를 갖고 있다.
바다로3호는 해외에 설립된 자회사를 통해 선박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주주에게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투자회사다. 구 부사장은 이 펀드에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2년 동안 총 15번에 걸쳐 바다로3호 지분을 사들였다. 구 부사장이 지분매입에 투자한 금액은 총 12억원 정도다.
문제는 해운업황이 바닥을 치면서 2013년 말부터 배당마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선박 가격이 크게 떨어져 수익은커녕 원금 회수도 불투명하다.
선박을 매각한다고 해도 선순위 채권자인 수협은행이 원리금을 챙겨간 후 잔존액이 후순위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원리금을 상환 받지 못할 수 있다. 바다로3호는 지난해 3분기 기준 7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5억2000원, 5억900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는 5억2000만원, 4억2500만원이다.
구 부사장을 포함한 아워홈 일가의 묻지마 바다로3호 선박펀드 투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구 부사장 등 아워홈 일가는 코리아퍼시픽05호 선박투자회사(종목명 코리아05호)에 총 43억여원을 투자했다 코리아05호의 디폴트(채무불이행)으로 60% 이상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당시 아워홈 일가 5명이 매각한 주식수는 총 24만8115주(16.51%)로 전일 종가 기준 주당 평균 매각단가는 2836원이다. 유상감자와 분배금 수익, 지분매각 대금을 포함하면 총 평가액은 25억4000만원으로 최초 투자 당시 주당 평균 5109원인 43억3000만원에서 반토막이 났다.
시장 일각에서는 "선박펀드는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고수익) 재계 오너일가에서 투자를 하는데 세제 혜택도 있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펀드는 부동산 투자와 성격이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선박펀드는 배를 산 뒤 이를 운용하면서 용선료(뱃삵)을 챙기고 배값이 크게 오르면 되팔때 많은 전매차익을 챙길수 있다는 투자라는 것.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수익률이 안좋긴 하지만 예전에는 좋은 편이었다. 다만 지금에는 전체적으로 선박펀드 수익률이 다 안좋다"면서 "과거 물동량 많고 업황이 좋을때는 선박펀드로 큰 돈을 벌었지만, 원자재값이 폭락하고 원유값이 떨어지면서 물동량이 떨어지자 성과가 안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2007년 세계 경기가 좋다고 해서 선박펀드 열풍이 있었는데 아워홈 일가는 그때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지나간 이슈인데 물려서, 팔지 못하고 들고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아워홈 측은 "개인적인 투자 성격으로 봐야 한다"며 "회사 경영과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구 부사장은 경영 수업 이후 '아워홈의 얼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의 부친은 구자학 회장(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이다. 모친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씨(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녀)다. 그는 아워홈 지분 외에도 주요 자회사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2009년 아워홈의 외식사업인 '사보텐'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캘리스코의 지분 46.00%로 최대주주다. 또한 아워홈의 식자재공급을 하는 레드앤그린푸드도 65.00% 지분으로 1대주주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