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결심공판에 증인 출석할지 주목
[뉴스핌=정경환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당사자 박창진 사무장이 업무에 복귀했다.
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박 사무장은 사건 이후 56일 만인 이날 회사에 출근해 오전 9시 10분 부산으로 가는 여객기에 사무장 자격으로 탑승했다.
앞서 박 사무장은 사건이 보도된 지난해 12월 8일부터 정신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대한항공에 제출하고 병가를 낸 바 있다. 이후 지난달 5일 복귀 예정이었으나 건강 악화를 이유로 병가를 연장했다.
박 사무장이 업무에 정상 복귀함으로써, 어떠한 불이익도 없게 하겠다는 대한항공 측의 약속이 일단은 지켜진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오성우) 심리로 열린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이번 사건으로 박 사무장이 업무 상 어떠한 불이익도 당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었다.
조 회장은 당시 박창진 사무장에 대한 재판부의 질문에 "박창진 사무장이 당한 일에 대해 가슴이 아프고,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회사 근무를 원한다면,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임을 법정에서 약속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혹시 있을지 모르는 직원들 사이에서의 따돌림이나 차별적 대우 등 간접적인 불이익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꾸준히 관심을 갖고 확인하면서, 그 같은 일을 방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무장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향후 '땅콩 회항' 재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건의 직접 당사자이자 피해자인 박 사무장의 입장이 재판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박 사무장이 직접 법정에 나와 사건과 관련해 진술을 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박 사무장은 한 차례 법정 출석 요구를 거부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박 사무장은 지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가 직권으로 소환한 조 회장과 여 승무원 김 씨는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검찰 측 신청 증인인 박 사무장은 나오지 않은 것.
재판부는 당시 공판을 마무리지으면서 "검찰과 재판부에서 직·간접적으로 박 사무장과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닿지 않고 있다"며 "박 사무장의 입장도 들어봐야 할 것 같기에 다음 공판에 직권으로 한 번 더 불러보겠는데, 다음에도 나오지 않으면 더 이상 부르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직권으로 박 사무장을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소환키로 했으며, 검찰 측은 박 사무장에 대한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땅콩 회항'에 대한 3차 공판은 오는 2일 오후 2시 30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용기를 내서 법정에 나와 증언해 준 여 승무원 김 씨처럼 박 사무장도 당당하게 나와 증언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김 씨는 지난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교수직을 받고 위증을 했다는 박 사무장의 발언으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억울해했다.
김 씨는 "박 사무장이 왜 그런(교수직 제의에 넘어갔다는) 말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면서 "나는 교수직을 수락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사무장에게 서운함을 느끼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김 씨는 "그렇다"면서 "박 사무장과 전혀 연락이 안 되고 있는데, 오늘 공판에 왜 안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진과 신상이 인터넷으로 유포돼 회사 복귀는 커녕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업무복귀는 중요하지 않다. 명예회복이 최우선이다"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