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공정위 업무 자체가 모두 경제민주화 위한 것"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경제민주화'에서 '경제활성화'로 돌아섰다.
박근혜정부의 핵심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가 공정거래위원회 업무계획에서 사라졌다. 일감몰아주기, 통행세 관행 등 재벌개혁 과제가 여전함에도 경제활성화 명분이 이를 밀어낸 모양새다. 야당이 '재벌봐주기'라며 반대하는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100% 규정'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1일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하겠다"면서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6가지 세부정책과제도 제시했다. 업무계획과 세부정책과제에서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
공정위는 당시 세부정책과제로 ▲대기업집단의 폐해 개선 ▲경제적 약자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쟁기반 확대 ▲담합 관행 척결 ▲소비자가 주인이 되는 시장환경을 조성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와 통행세 관행, 순환출자 해소에 주력하겠다며 이른바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올해는 '재벌'을 지칭하는 대기업집단은 물론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 자체를 기피했다.
이에 대해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경제민주화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공정위 업무 자체가 모두 경제민주화를 위한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의지가 퇴색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올해 공정위의 업무계획에서 재벌개혁과 관련된 내용은 대부분 빠졌다.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와 통행세 관행이 크게 개선되지 못했고, 순환출자 해소도 아직 미미하지만 2년만에 정책기조가 크게 바뀐 것이다.
공정위는 특히 중간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면서 '증손회사 지분 100% 규정'을 완화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야당이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용인해 주려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사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의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최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정부가 경제활성화에 주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