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4Q 실적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
[뉴스핌=이준영 이보람 기자] LG화학이 부진한 4분기 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오히려 급등했다. 증권가는 이미 투자자들이 유가 하락에 따른 LG화학의 4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에서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26일 장마감후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315억79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8% 줄었다고 공시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5조3723억300만원으로 4.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093억4100만원으로 38.2% 감소했다.
실적 부진에도 27일 LG화학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만2000원(6.42%) 오른 19만9000원을 기록했다.
▲ LG화학 최근 6개월 주가 변동 상황 |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LG화학이 유가 급락에 따라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며 "또 1분기에는 실적 부진의 요인이었던 유가 하락세가 진정돼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가는 4분기 실적 부진에도 오히려 올랐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올 1분기에는 지난 4분기보다 유가 하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4분기에는 유가가 60달러나 내리면서 재고손실이 컸다"며 "1분기에는 유가 하락세가 멈추거나 더 내려도 10~20달러 이상은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LG화학에서 영업이익 기준으로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의 비중은 70%에 달한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유가 안정에 따른 1분기 실적 개선 전망에 주가가 올랐다는 의견이다.
그는 "4분기 실적이 최근 낮아진 컨센서스를 밑돌은 것은 유가 하락에 따라 원료를 비싸게 사서 제품을 싸게 판 '래깅(Lagging) 효과' 등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며 "유가는 이미 지속 가능한 수준을 하회했기 때문에 중기적으로는 상승 가능성이 높다. 이에 래깅 효과도 개선 가능하기에 주가가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1분기 실적 개선에 중요한 요인은 유가의 방향성이다. 유가는 단기적으로 내릴 수 있으나 중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적정 유가는 60~70달러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유가는 계속 내림세였지만 올해는 오를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고 밝혔다. 이에 재고평가 이익이 좋아지기 때문에 LG화학 주가가 올랐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지난 거래일보다 0.27달러 내린 배럴당 44.15달러라고 27일 밝혔다. 두바이유 가격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해 11월27일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고 밝힌후 75달러선에서 44달러선까지 내렸다. 지난 20일부터는 44달러선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정용진 연구원은 유가 변수 외에도 춘절을 맞은 중국의 LG화학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량 증가가 1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춘절을 맞아 재고 축적을 위해 얼마나 LG화학 제품을 사갈지가 1분기 실적 개선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춘절을 대비해 낮춘 재고를 확충하기 위한 가수요가 예상돼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이보람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