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저유가·소비부진 위험 요인 산적"
[뉴스핌=배효진 기자] 22일(현지시각) 미국 원유 재고가 14년래 최대폭으로 늘어났다는 소식에 미국도 디플레이션 위기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마켓워치는 미국이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왔다며 진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21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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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출처:신화/뉴시스] |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양적완화가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 분위기를 소비부문이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유가 폭락으로 가계 소비 여력이 늘었지만 소비는 오히려 후퇴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준이 가장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척도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도 지난해 11월까지 1.2% 오른 데 그쳐 연준 인플레 목표치인 2%와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소매판매도 부진했다. 민간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레드북 소매판매지수에 따르면 올 1월 첫 2주간 소매판매는 3.5% 줄었다. 계절조정판매치는 3.4%로 시장 전망치 3.6%를 하회했다.
연준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치 하락은 원유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레드북 리서치도 “연말, 소비 패턴 등을 고려하면 1월 소비 변동성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에너지 품목을 제외한 근원 CPI가 0.1%에 묶여 있다며 디플레 경고등이 켜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스콧 앤더슨 뱅크오브웨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 디플레이션 압박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켓워치는 당분간 유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없고 수급불균형이 지속돼 경제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각)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미국 원유재고는 16일 기준으로 한 주 사이 1010만배럴 증가했다. 2001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시장 예상치 250만 배럴도 크게 웃돌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47달러, 3.1% 내린 배럴당 46.31달러에 거래됐다.
제프리 군드라크 더블라인캐피탈 최고경영자는 “저유가로 에너지 산업 투자와 고용 감소가 미국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미국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에서는 ‘믿을 건 미국 뿐’ 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회장은 “미국 경제가 굉장히 잘 굴러가고 있어 올해 3~4%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스 포셔 PNC파이낸셜서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결국 원유 등 주요 에너지 폭락이 가계 소비 여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1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98.2로 11년 내 최고치를 기록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여전히 식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