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KT&G가 최근 가격인하에 나선 외국계 담배회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장점유율을 위해 적자 판매를 지속하는 것이 ‘정도(正道)’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KT&G는 22일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기업설명회(IR)에서 경쟁사의 가격인하에 대한 질문에 “2011년 경쟁사가 아무 이유 없이 가격 인상했을 때도 우리는 2500원에 판매를 지속했고 이번에도 세금 인상분인 2000원만 인상했다”며 “KT&G는 대한민국을 담배회사로서 ‘정도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에서 당초 2000원을 올렸다가 일부 내린 것을 온전히 인하라고 보기 힘들다”며 “소비자와 시장에 대해 ‘정도’를 벗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담배업체들이 일부 수익을 포기하며 가격을 낮추거나 3000원대 담배를 적자 판매하고 나선 것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편법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실제 외국계 담배업체들은 올 초 2000원의 가격 인상 이후 약 보름 뒤 인상폭을 낮춘 바 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말보로’, ‘팔리아멘트’는 지난 19일부터 4700원에서 4500원으로, 브리티쉬 아메리카 토바코(BAT)코리아도 지난 15일 ‘던힐’과 ‘켄트’를 각각 4500원, 4300원으로 인하한 바 있다. 아울러 재팬 토바코 인터내셔널(JTI)코리아도 ‘메비우스’의 가격을 4500원으로 내렸다.
특히 BAT코리아의 ‘보그’는 3500원으로 가격을 내려 가장 저렴한 담배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KT&G는 이같은 가격인하가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KT&G 측은 “경쟁사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손해보며 담배를 판매하고 있지만 장기간 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경쟁사에서 일정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면 가격인상 신호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가격 조정을 검토할 수는 있지만 기본 방침은 ‘정도경영’이다”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시장점유율을 위해 일시적으로 조정하지는 않겠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KT&G는 정부 주도 면세점 담배 가격 인상에 대해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KT&G 관계자는 “최근 면세점에 줄을 서서 담배를 사는 등의 사례가 보도되는데, 정부가 면세점 가격에 구체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나 면세점 시책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면세점 담배 판매 가격은 경쟁사와 면세업자 요구사항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KT&G는 3월 쯤 돼야 담배 시장이 안정화 될것으로 예상했다.
KT&G 관계자는 “현재 1월 판매 데이터가 없다”며 “ 3월에 가야 담배시장이 안정화되면서 담배세 인상으로 인한 충격이 어느정도인지 파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KT&G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은 1조505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늘었고 순이익은 1744억원으로 121.3% 증가했다.
이로서 지난해 연간 KT&G의 매출은 4조1129억원, 영업이익은 1조171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6%, 15.6% 신장했다.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45.5% 증가한 8138억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