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복원 및 테러리즘·사이버안보 강력 대처 강조
[뉴스핌=노종빈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집권 7년차를 맞은 새해 국정연설(연두교서)을 통해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통해 소득불평등을 줄이겠다고 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오후 9시(현지시각) 미국 의회 연설에서 미국 경제 회복의 과실을 중산층에게 돌려주고 테러리즘과 사이버 공격 위협에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는 "미국은 재정적자 축소와 경기 회복, 에너지 생산붐 등의 경제적인 결실을 맞이하고 있다며 "경기침체에서 어둔 그림자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미래를 구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부유층증세를 포함한 세제개혁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미국 CSPAN-TV 캡쳐> |
오바마 정부는 지난 주말 공개한 세제 개혁안을 통해 자본소득에 대한 최고세율을 23.8%에서 28%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3200억달러(약 345조원)의 세수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의 대부분은 50만달러 이상 소득을 올리는 부유층 가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고소득 보수층 미국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유산상속에도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이 적용되고 대형 금융기관들도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받게 될 전망이다.
오바마는 부유층에 대한 이른바 '로빈후드'식의 증세를 통해 마련된 자금을 기초대학교육과 맞벌이 가정의 자녀 보육자금에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젊은층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조하면서 유아보육과 관련, 3000달러의 세액공제와 맞벌이 가정에 대한 500달러 세액공제, 대학생과 학자금대출상환자에 대한 세금감면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9년 10%를 넘겼던 실업률이 최근 5.6% 수준까지 떨어진 것을 성공적인 정책 사례로 제시하며 경기회복과 임금 인상 등에 대한 지원도 호소했다.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새해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미국 CSPAN-TV 캡쳐> |
◆ 오바마 국정연설에 공화당 '반발'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행한 미 국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권재창출을 노리는 전당대회를 연상시켰다.
오바마는 중산층을 위한 경제가 지속되려면 정치적 논쟁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부유층 증세에 반대하고 보수세력을 대변하고 있는 공화당과의 정면 대결을 불사하는 자세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해 미국 상원 공화당 미치 매코넬 원내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은 과거 6년간 주장했던 내용"이라며 "세금을 어떻게 걷고 어디에 쓰겠다는 고루한 세금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매코넬 원내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히 수사적인 표현이길 희망한다"며 "오바마는 이 같은 조치들이 통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폄하했다.
이어 "오바마의 세제 개혁안은 소득재분배를 위한 별개 의견"이라며 "미국 의회가 작업 중인 총체적 세제 개선안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