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 담보물 자산 재평가 앞두고 업계 긴장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 업계가 4월을 주시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반토막으로 폭락한 가운데 채권자들이 에너지 업체들의 자산 가치 재평가가 오는 4월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담보물 가치가 평가절하될 여지가 높은 한편 금융업계의 여신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에너지 섹터를 긴장시키고 있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중소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12~24개월 사이 에너지 섹터의 자산 및 기업 통폐합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엑손모빌[출처:AP/뉴시스] |
석유 시추업체들이 이미 현금 확보를 위해 투자 계획을 크게 축소한 가운데 에너지 섹터가 유동성 경색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따.
스탠다드 앤 푸어스의 토마스 워터스 석유 및 가스 리서치 디렉터는 “4월 채권자들의 자산 가치 재평가가 에너지 업체들의 유동성 경색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용라인은 업체들이 금융권에 담보물로 제시한 자산의 재평가 이후 재조정된다. 과거 유가 하락으로 인해 자산 가치가 평가절하됐을 때 업체들은 여신을 상환하기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서거나 신규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번에도 정크 등급 업체들을 중심으로 과거와 흡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미 브라이트번 에너지 파트너스가 여신 상환을 위해 4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각에 나섰으나 유가 하락으로 신용 여건이 악화된 데 따라 불발됐다.
일부 업체들은 자산 재평가 이후 신용한도가 이미 동원한 여신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자산 매각에 잰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자금 조달 비용은 이미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했다. 만기 5년 이상 정크 등급 에너지 기업의 채권 수익률이 지난 6월 5.7%에서 12월 10.4%로 뛰었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투자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 아래에서 머물 경우 내년 석유 업체들의 디폴트가 2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트로버 에너지 투자은행 부문 헤드는 “앞으로 12~24개월 사이 에너지 업체들 사이에 통폐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