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위스 증시가 중앙은행의 환율하한제 폐지에 따른 충격으로 급락한 가운데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강하게 상승했다.
이번 스위스중앙은행의 결정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시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가) 영국 FTSE 지수가 110.32포인트(1.73%) 급등한 6498.78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215.53포인트(2.20%) 뛴 1만32.61에 마감했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99.96포인트(2.37%) 상승한 4323.20을 나타냈고, 스톡스600 지수 역시 8.78포인트(2.58%) 오른 348.45에 마감했다.
반면 스위스 주가 지수는 장 초반 14% 폭락한 뒤 낙폭을 8.7%로 좁히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스위스중앙은행은 유로당 1.20프랑으로 제한했던 환율하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프랑화의 급등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1년 9월 도입 된 환율 방어제를 3년 4개월만에 종료하기로 한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ECB의 QE 시행에 따라 유로화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높고, 이 경우 환율하한제를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때문에 이날 결정이 ECB의 QE 단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유럽 증시의 가파른 상승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TIAA 크레프의 댄 모리스 투자전략가는 “유럽 증시가 강하게 오른 것은 ECB의 국채 매입에 대한 확신과 이에 따른 유로화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식과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높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CB와 스위스, 스웨덴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행보가 크게 엇갈리고 있어 이에 따른 파장이 금융시장을 강타할 것이라는 얘기다.
섹터별로는 은행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스위스중앙은행의 전격적인 행보로 인해 외환 트레이딩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수익성에 타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12% 급락했고, 크레딧 스위스 역시 11% 밀렸다. 율리우스 베어도 11% 하락하는 등 은행주가 극심한 하락 압박을 받았다.
반면 토탈이 3% 가까이 뛰었고, 유니레버와 안호이저 부쉬 인베브가 각각 3.7%와 3.1%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