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0% 파격 인상, 웬만한 애널 연봉 6~10억원
[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A주가 활황세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우수 애널리스트들을 영입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증권맨'들의 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매년 연초 애널리스트들의 이직이 빈번했던 데다 특히 올해는 호황장이 펼쳐지면서 우수 증권맨들의 이동이 어느때 보다 늘어날 기미를 보이면서 증권사들마다 고액의 성과급과 함께 대폭적인 연봉 인상을 제시하며 인재 이탈을 막고 우수 애널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무엇보다도 불마켓 A 증시에서 증권주가 최대 인기종목으로 부상하고, 주식 거래 급증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개선됨으로써 증권맨들의 임금 인상폭이 커졌다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보도했다.
1월 13일 기준 20개 상장 증권사가 2014년 12월 및 지난해 실적 보고서 공개한 가운데, 서부증권(西部證券)∙초상증권(招商證券)∙국해증권(國海證券)∙서남증권(西南證券)을 제외한 16개 증권사의 12월 영업수익 및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중국증권시보(中國證券時報)가 보도했다. 이들 증권사의 12월 한달 영업수익은 203억8400만 위안, 순이익은 76억1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또 20개 상장사의 2014년 한해 동안의 영업수익과 순이익은 각각 1026억9200만 위안과 415억7500만 위안으로, 동기대비 각각 68.75%, 111.72% 늘어났다.
중국 증권 업계에는 애널리스트 스카우트 및 애널리스트 유출을 막기 위한 임금인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가장 먼저 연봉인상을 단행한 증권사는 지난해 증권 종목가운데 최고 스타주였던 중신증권. 중신증권은 1월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평균 30% 이상의 임금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해 중신증권 한 내부 인사는 “임금 인상 전 각 부서마다 인력 손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중신증권뿐만 아니라 과거 임금 인상에 소극적이었던 소형 증권사 일부도 애널리스트 영입을 위해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고 있으며, 평안증권(平安證券)과 화태연합증권(華泰聯合證券) 등 증권사의 투자은행부서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최대 50% 가량 임금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제일재경일보가 한 투자은행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한 상장 증권사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 증권사도 현재 임금 인상을 고려하며 업계 동정에 주시하고 있다”며 “중신증권의 조치가 업계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권가에 있어 춘제(春節, 설 연휴, 2월 18일~2월 24일)와 4월 전후는 인센티브 지급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이 때가 되면 애널리스트들의 사직 및 이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소형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증권사로, 대형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투자기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나 관심을 끄는 점은 최근과 같이 증시가 활황장일 경우 이직률이 낮아지고 이직의 흐름이 어느 한 방향으로 고정적이지 않다는 사실.
특히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이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면서까지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 ‘모시기’에 열을 올리면서 우수 애널리스트로 선정되어 심사를 통과한 애널리스트의 경우 소형 증권사에서도 무려 500만 위안(한화 약 8억7000만원) 가량의 연말 인센티브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애널리스트는 “기존에는 자금력이 충분한 대형 증권사들이 소형 증권사의 우수 애널리스트를 영입했지만, 최근 애널리스트 파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소형 증권사들까지 애널리스트 스카우트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고, 또 다른 증권가 인사도 “올 3-4월에 지급될 지난해 인센티브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이로 인해 올해는 이직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시장전문매체 증권시장주간(證券市場周刊)의 편집국장 가오샹(高翔)은 "증시가 호황세를 띠면서 애널리스트들의 몸값이 껑충 뛰었다"며 "연봉 300만 위안은 더이상 많이 받는 축에 끼지도 못하고, 500만 위안 이상을 받는 애널리스트들도 무수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콩 투자기관들은 높은 연봉에도 중국 본토 출신 애널리스트를 찾지 못해 고심 중이다.
과거 홍콩의 투자기관들은 글로벌 증시에만 주목해 A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3개에 불과하고 A주 전문 애널리스트 숫자도 소수에 불과했지만, 후강퉁(滬港通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주식 연동거래제도) 개통으로 A주 투자가치가 커지고 A주 종목 및 투자 성향에 대한 분석 수요 또한 증가함에 따라 중국 A주를 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본토 출신 애널리스트 채용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미국계 공모펀드기업 직원으로 홍콩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애널리스트는 "회사 전체에 중국 본토 출신 애널리스트가 단 두명 뿐이라 혼자서 몇 개 섹터를 커버하기가 힘에 부친다"고 토로했다고 중국 상하이 온라인 경제매체 계면뉴스(界面新聞)는 보도했다.
홍콩 투자기관 애널리스트의 경우, 근속연수에 따라 적용되는 3만-10만HKD의 기본급에 연말 인센티브를 더해 최대 수천만 HKD(한화 약 13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여기에 개인소득세 세율이 1.5-2%로 본토에 비해 현저하게 낮고, 면세정책 또한 다양해 실제 연봉 액수가 본토 애널리스트보다 훨씬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언어 차이와 영주권 등 비자문제·업무환경 차이 등으로 홍콩에서 일하고자 하는 본토 출신 애널리스트가 드물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 광둥(廣東)성 출신으로 영국 소재 대학을 졸업한 뒤 홍콩의 사모펀드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한 애널리스트는 "회사가 올해 분명 본토 출신 애널리스트를 채용하려고 하겠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