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의 막을 내리는 '비밀의 무덤'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 최신작 ‘비밀의 무덤’은 박물관 식구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신비한 황금석판이 힘을 잃어가면서 벌어지는 긴박한 하룻밤을 담았다.
지난 2006년 ‘박물관이 살아있다’와 2009년 ‘박물관이 살아있다2’에 이은 ‘비밀의 무덤’은 무대를 미국에서 영국으로 옮겼다. 1편이 뉴욕 자연사박물관, 2편이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을 배경으로 했다면, 3편은 대영박물관에서 펼쳐지는 아찔한 모험을 그렸다.
배경은 바뀌었지만 정든 캐릭터는 여전하다. 우선 주인공 래리(벤 스틸러)와 절친 루즈벨트(로빈 윌리엄스), 제레다야(오웬 윌슨), 옥타비우스(스티브 쿠건), 아틸라(패트릭 갤러거), 사카주웨아(미주오 펙)가 건재하다. 잔소리 많지만 결국 래리를 돕는 박물관장 맥피 박사(릭키 제바이스)와 원숭이 덱스터도 출연했다. 황금석판의 비밀을 알아야만 하는 아크멘라(래미 맬렉)는 당당히 조연급으로 올라섰다.
새 얼굴도 등장한다. 우선 몸개그도 서슴지 않는 대영박물관의 수다쟁이 경비 틸리(르벨 윌슨)에 주목하자. 다짜고짜 튀어나와 래리 일행을 돕는 랜슬롯(댄 스티븐스)은 웃음과 액션을 둘 다 책임지는 중요한 캐릭터다. 여기에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벤 킹슬리가 아크멘라의 아버지이자 파라오인 메렌카레를 열연했다. 특히 영화 가운데 깜짝 등장하는 의외의 카메오는 기대해도 좋을 만큼 반가운 얼굴이다.
‘비밀의 무덤’은 단순히 배경을 영국으로 옮긴 데 그치지 않는다. 황금석판이 마력을 잃어가면서 더 이상 박물관 친구들을 되살릴 수 없는 위기가 객석을 압박한다. 믿었던 캐릭터가 벌이는 돌발행동 탓에 래리 일행이 맞게 되는 상황들도 긴장을 더한다. 업그레이드된 적들과 한층 볼륨업된 새 캐릭터들이 쏟아져 영화는 전체적으로 풍성한 느낌을 준다.
아쉽게도 ‘비밀의 무덤’은 9년을 이어온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마지막 편이다. 시종일관 코믹하고 유쾌한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가족이 함께 볼만한 코미디로 우리나라에서도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 편인만큼, 이제 고인이 돼버린 로빈 윌리엄스의 몸짓과 대사가 더 소중하고 애처롭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