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조 차이로 정유3사 중 유독 '약세'
[뉴스핌=정경환 기자] 정유 3사 가운데 GS 주가가 유독 급락하고 있다. 정유업 불황에 GS그룹 지주회사로서 발전과 유통 자회사의 실적 부진까지 겹친 결과로, 이는 GS의 향후 경영 전개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 및 금융시장에 따르면 GS 주가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사업 구조적 차이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 구조에 차이가 있다"면서 "GS는 정유 외에도 발전과 유통 등 여러 부문인데, 그 사업들이 현재 다 안 좋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이 대체로 정유업을 중심으로 한 석유 관련 사업이 주력인 데 비해 GS는 정유 외에도 발전과 유통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거느리고 있다. 바로 이들 사업부문에서의 부진이 주가 약세의 주된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민자발전부문이 전력 수요 침체로 인해 우려가 크다. 경기 둔화로 전력 수요가 줄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의 원전 정상 가동으로 전력 공급에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민자발전이 좋아지려면 전력 수요가 늘어야 하는데, 한전이 최근 원전을 정상 가동하면서 전력 공급에 부족함이 없고, 유통은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등이 신저가를 찍고 있을 만큼 업황이 좋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유가 하락에 석탄 등도 동반 하락한 데다, 블랙아웃(대정전) 같은 이슈도 없고 해서 민자발전 모멘텀이 약화됐다"면서 "게다가 민자발전이 주로 쓰는 액화천연가스(LNG)는 석유나 석탄보다 단가도 비싸다"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예전엔 전기를 비싸게 사 주던 정부가 이제는 마진을 정상화해 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계통한계가격(SMP)은 지난해 3월 13일 174.64원/kWh으로 연고점을 찍은 뒤 연말 140.91원/kWh까지 20% 가까이 떨어지고 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SMP가 하락세"라며 "발전부문의 실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주력인 석유 관련 사업의 비중이 다른 두 회사에 비해 적은 것도 주가 약세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GS칼텍스에 따르면, GS 전체 매출에서 칼텍스 비중은 60~65% 가량이다. 이로 인해 향후 정유업황 개선 시 실적 개선 기대감이 SK이노베이션이나 S-Oil보다 약할 수 있다는 것.
오 연구원은 "3사 모두 최대 사업이 정유인 것은 같지만, 비중에선 GS가 SK이노베이션이나 S-Oil보다 낮다"며 "올해 1분기 이후 정유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개선 기대감이 가장 낮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계열사 자금 지원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변수는 계열사인 GS건설인데, GS건설이 자금 마련 목적으로 추진했던 강남 부동산(파르나스 호텔) 매각 건이 무산되면서 GS가 GS건설에 대해 자금 지원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유 외 사업부문의 실적이 개선되고, 계열사 자금 지원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GS 주가의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단 홀딩스니까 정유업과는 다른 이슈가 작용한다"면서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유가 저점 인식에 기반해 반등하고 있지만, GS는 발전, 유통 등 다른 사업부문에서 좋지 않아 현재로선 뚜렷한 반등 근거가 없어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 주가는 전날 3만78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이는 지난해 10월 2일 전 저점에서 3.8% 하락한 수치로, SK이노베이션과 S-Oil이 각각 지난해 저점 7만5000원(10월 2일), 3만8600원(11월 4일) 이후 지난 7일까지 6.8%, 17.4% 상승한 것과는 대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불황이긴 하지만, 자회사들 대부분이 실적 우려에 빠져 있다는 것은 GS 경영진에게 지속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