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재평가로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 미칠 듯
[뉴스핌=배효진 기자] 을미년 새해도 중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를 놓고 '차이나리스크'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부동산 버블붕괴와 그림자 금융, 과도한 지방부채 등 지난 30년 고도 압축성장의 휴유증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제조업 과잉으로 투자와 생산, 소비 등 관련 지표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 중국 경제의 경기 둔화와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성급한 대응보다는 경제 개방과 구조개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업무)회의에서 중국경제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공식 선언한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즉 저금리·저성장 시대의 중고속성장과 금융시장 개혁개방을 내세운 금융굴기가 핵심이다.
◆ 경기 둔화 가속화...경제 성장률 7.5% 난망
올해 집권 3년차인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맞닥뜨린 경제 상황은 암울하다. 최소 8% 경제성장을 목표로 한 바오바(保8) 정책을 4년 연속으로 달성하지 못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1998년부터 바오바 정책을 바탕으로 고속 압축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중국 국가정보센터 거시경제동향 과제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15년 중국 경제가 안정적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조적 갈등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 초반을 겨우 달성할 것이란 예상이다. 중국 정부도 저금리, 고속 성장에 집착하기보다 중속성장의 뉴노멀 시대에 맞춰 안정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성장 목표치를 낮췄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대부분 경제 지표가 계속해서 약세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인플레이션 성향을 반영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4%로 2009년 11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중국 12월 제조업 경기 바로미터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9.6을 기록하면서 7개월 사이 최저지로 떨어졌다.
웨이 야오 소시에떼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제조업 부실, 부동산 버블 등 리스크가 위기로 확산되지 않은 것은 정부의 정책이 시의적절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중국 정부가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경우 경착륙의 악몽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회생 가능성 보이지 않는 부동산시장
올해 역시 버블 붕괴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한 부동산 시장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 부동산 매매현황[출처:Centaline Property Agency] |
포브스는 "중국이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이후 시장에 큰 변도이 없다"며 "수요와 공급이 어긋난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은 고급 주택 공급은 넘쳐나는 반면, 서민주택은 물량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중국 증시의 상승세도 주식시장을 제외한 금융시장 전반에 '돈맥(자금의 유통경로)'이 막힌 현상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부동산 버블붕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프랑수아즈 페린 BNP파리바스 중국 총괄은 "은행과 부동산 투자는 한 물 갔다"며 "현재 중국에서 유일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바로 주식시장"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부동산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640억3600만달러가 흘러갈 것으로 전망했다.
◆ 중국 증시 저평가 해소 가능성 높아, 경제에 긍정적 영향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22일 기준금리를 기존 3%에서 2.75%로 0.25%p(포인트) 낮췄다. 금리인하 하루 전날 2468.79로 마감한 상하이종합지수는 금리인하 실시 사흘 뒤부터 급등했다. 얼어 있던 투자자들의 마음을 녹인 것이다.
상하이종합지수 현황 [사진:월스트리트저널] |
이 같은 급등세에 힘입어 현재 중국증시 시가총액은 5조달러로 일본 증시를 제치고 미국 뉴욕증시(23.4조달러)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호황이 투자자 심리 회복은 물론, 부동산과 경제지표 약세로 저평가 돼온 중국 경제 전반이 재평가 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 퐁 바링자산운용 아시아 증시 디렉터는 "중국 증시 상승에 힘입어 시장개방이 지속되면 부동산, 외환, 채권 등 중국 금융시장 전반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전화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 주가가 저평가된 측면과 향후 중국 정부의 정책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과 경제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