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라크 산유량 및 수출 규모 늘어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새해 벽두부터 국제 유가가 추가 하락, 바닥을 또 한 차례 낮췄다.
지난 12월 주요 산유국인 이라크와 러시아의 원유 생산이 10년래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확산, 2일(현지시각) 국제 유가가 5년래 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52.03달러까지 밀렸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원유 생산 현장[출처:AP/뉴시스] |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12월 산유량이 0.3% 증가, 1일 1067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10년래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라크 역시 12월 수출 규모가 하루 294만배럴로 증가해 1980년대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이날 발표된 지표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헤지펀드가 매수 포지션을 크게 축소하는 등 트레이더들은 적극적인 ‘팔자’에 나서면서 유가를 추가로 끌어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유가가 5년6개월래 최저치로 밀린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비관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중국과 유럽의 제조업 지표가 악화된 것도 원유 수요 위축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 이날 유가 하락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HSBC와 시장조사 업체 마킷이 발표한 중국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을 기록해 전월 50.3에서 하락한 한편 간신히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글로벌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가 후퇴하는 만큼 원유 수요가 줄어들 여지가 높다”며 “여기에 공급이 늘어나고 있어 유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달러화 강세가 유가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양적완화(QE) 시행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라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큰 폭으로 뛰었다”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상품 가격 하락 압박이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