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프랑스·캐나다·중국·독일 가을학기..."교육과정 정상화·조기입직 기대"
[뉴스핌=함지현 기자] "우리나라의 취업 시기는 OECD 국가 평균 보다 5년 정도 늦다. 군대 문제도 있지만 학교를 오래다니는 것도 큰 이유다. 가을 학기제를 실시하면 초중고를 비롯해 대학생까지 전체적인 학업 연령을 6개월 앞당길 수 있다. 그만큼 조기입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9월에 새학년을 시작하는 가을학기제 도입을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포함했다. 교육과정을 정상화하고 학사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우리나라와 일본 등만 봄 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8월 말, 영국·프랑스·캐나다·중국 등은 9월 초, 독일은 10월 초에 학기를 시작한다.
기획재정부는 22일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학령기 인구감소에 대비하고 인력의 국제이동 가속화를 감안해 9월 신학기제 도입 등 학제 개편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가을 학기제가 도입되면 낭비되는 기간이 줄어들어 교육과정이 정상화되고 학사운영이 효율적으로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이외에도 한 학년이 끝나고 다음 학년을 준비하는 시기에 봄 방학을 하고있다. 이 시기는 연속성 있는 계획을 세워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어려운 구조다.
가을학기제로 전환하면 2학기가 끝난 뒤 여름방학을 길게 보낼 수 있게 돼 고입·대입 준비 등에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고3 학생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여름방학 중에 실시한 뒤 바로 대입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여름 방학 기간이 늘어나게 되면 대학생은 인턴이나 현장학습 등의 기회가 많아져 조기 취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 유학생의 유입과 관련해서도 가을학기제 도입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향후 여러 요인으로 인해 대학 정원이 미달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데 학기가 맞아야 외국 유학생 유입에 도움이 된다는 것.
하지만 가을학기제 도입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 학년도에 3월과 9월 두 번 입학을 나눠서 할지, 아니면 3월에 입학을 하지 않고 모두 6개월을 쉬었다가 동시에 9월에 입학할지 등 방법론부터 시작해 각계 이견이 첨예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문민정부와 참여정부 등에서도 도입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논의를 덮었다.
정부는 가을학기 도입이 결정되면 6년 동안 해마다 한 달씩 입학을 앞당겨 결국 9월에 학기를 시작하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은 도입 여부와 시기·방법 등에 대해 광범위한 의견 수렴 및 공론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파급력이 큰 사안이라 그동안은 공론화해 작업해 오진 않았지만 앞으로는 충분한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며 "학사운영의 효율성과 국제화 추세 등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방향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학기의 시작을 '3월 1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가을학기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