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기술자들’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우빈, 이현우, 고창석(왼쪽부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들을 눈여겨보던 재계의 검은 손, 조사장(김영철)은 자신이 벌일 큰 판에 지혁 일당을 끌어들인다. 조사장이 설계한 작전은 동북아 최고의 보안 시스템을 자랑하는 인천 세관에 숨겨진 고위층의 검은돈 1500억 원을 훔치는 것.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40분뿐이다.
영화의 한 줄 평을 먼저 말하자면, ‘기술자들’은 김우빈의 영화다. 젊어진 케이퍼 무비라는 수식어도, 데뷔작 ‘공모자들’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김홍선 감독의 차기작이란 사실도 특별한 의미가 없어 보인다. 강렬한 첫 등장부터 말랑말랑한 결말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오롯이 그에게 집중한다. 당연히 김우빈의 팬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그를 염두에 놓고 시나리오를 쓴 김 감독의 의도 역시 맞아떨어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탓에 다른 배우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분명한 단점이다. 유일한 홍일점인 조윤희는 물론이요, 다른 기술자들로 등장하는 이현우와 고창석마저 (의식적으로 세심한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 이상) 눈길이 가지 않는다. 되레 애매한 역할과 비중 탓에 연기가 툭툭 끊어지며 어색해 보이기까지 한다. 평소 연기력에서만큼은 싫은 소리를 듣지 않은 이들이기에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지혁 캐릭터를 살리는 과정에서 세심한 정성을 기울인 덕에 영화는 기대 이상으로 스타일리시하다. 이는 ‘기술자들’의 최대 장점이기도 한 데 확실히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여느 케이퍼 무비와 달리 제법 친절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다만 그 탓에 속도감과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가장 힘을 받아야 할 후반부에 힘을 잃는다는 점은 아쉽다.
영화 ‘기술자들’에서 지혁을 열연한 배우 김우빈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