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업 외화 부채 6000억달러, 내년 만기 도채 1000억달러 넘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와 유로화를 포함해 외화 표시 부채 규모가 큰 러시아 대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총 매출액 가운데 루블화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디폴트를 낼 여지가 높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18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대기업이 발행한 외화 표시 회사채 규모는 6000억달러를 넘어선다. 이 가운데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100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루블화 환율 시세판[출처:AP/뉴시스] |
니켈과 팔라듐 등 원자재를 해외에 수출, 외화 매출액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부채 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루블화 매출액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루블화 하락에 따른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7%로 대폭 인상한 데 따라 이들 기업이 감내해야 하는 부담이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소식통은 “우량 기업의 대출 금리가 20~21%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일반적인 기업은 여신을 조달할 엄두도 낼 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의 경우 은행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상황이 크게 불리하게 기울자 러시아 기업들은 전통적인 자금 조달 수단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송유관 및 가스관 생산 업체인 TMK는 부채 최적화에 팔을 걷었다. 전채 부채 가운데 65%가 달러화와 유로화 채무인 TMK는 모든 은행과 협상을 벌이며 리파이낸싱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일부 기업들은 달러화 채무 상환을 위해 루블화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을 단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라이페이센은행의 데니스 포리바이 채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기업들이 달러화 부채 상환을 위해 루블화 회사채 발행을 지속할 경우 루블화에 대한 달러화의 추가 상상을 부추기게 된”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