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한국투자-하나대투 등 종목 추천
[뉴스핌=이영기 기자] 후강퉁 시행 이후 국내투자자들의 거래상위 10위권에 들면서 인기를 끌던 상하이자화(上海家化, 600315.SH)가 관리종목 전락 위기에 처하자, 국내증권사들은 바짝 긴장하며 중국당국의 공시위반 조사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자화는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리리후장(黎里滬江)일용화학품공장과 제품조달, 자금상호융자 등 ′관련거래′ 사실을 적시에 공시하지 않아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적발됐다고 밝혔다.
관련거래는 상장사인 상하이자화와 그 계열사와 관계자간의 거래로, 불공정 경쟁과 거래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금융감독당국은 관련거래 사실을 공시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증감회의 조사에서 주식발행과 거래과정에서 거짓 정보, 회계 조작 등 사안이 심각한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상하이자화의 주식은 거래가 잠정 중단되고, 상장폐지 위험 경고를 받게 된다.
후강퉁 개시 직후 2주간 상하이자화(600315)는 우리투자증권에서 1위, 신한금융투자에서 2위를 각각 차지했고, 3주간으로 보면 우투에서 2위, 유안타증권에서 4위를 각각 나타냈다.
이처럼 후강퉁 영업에 적극적인 국내 증권사들이 이번 사태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는 상하이자화가 후강퉁 시행이후 국내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후강퉁 서비스 실시를 앞두고 구이저우 모우타이(600519.SH), 국제여행사(601888.SH), 내몽고 이리(600887.SH), 텐스리(600535.SH), 상하이자화(600315.SH) 등 5개 기업을 유망종목으로 추천한 바 있다.
단순히 단기차익만을 노리고 중국 주식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 아닌만큼 성장스토리가 있는 종목들을 봐야한다는 측면에서다.
당시 대우증권은 "상하이자화는 성장하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수혜주"라며 "텐스리 또한 중국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의 판권을 가지고 있고 생활보건, 건강기능음료 사업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외연을 넓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투자증권도 미래성장산업에 맞닿아있는 위통버스(신에너지 관련) 상해기전 (로봇 관련) 항공동력(항공기 관련) 상해가화(화장품 성장주) 등을 추천주 종목으로 지목한 바 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현재 주가는 과거 3년 평균 PER 38배보다 저평가 되어있는 상태로 밴드 하단에서 상승 전환 중으로 2013년 EPS 증가율은 27%로 2014년에는 23% 정도로 증가폭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상하이자화에 대해 추천했다.
대우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과는 달리 비록 공식적인 추천을 하지 않았지만 중국현지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종목으로 소개됐을 가능성이 있어 개별적인 불만이 표출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는 증권사들도 있다.
중국 현지 증권사 추천종목을 소개한 것은 국내 증권사가 개별적으로 방문실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미비해 벨류에이션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수연 신한금융투자 글로벌 사업부장은 "후강퉁 종목에 대해 소개하는 책자를 냈고 상하이자화도 소개됐다"면서 "하지만 개별적으로 추천했는지에 대해서는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주에 신한금투 리서치센터가 각 영업점에 배포한 '신한중국비서(秘書)' 창간호의 '유망종목 10선'에는 공상은행, 내몽고이리실업, 상해자동차, 인민망 등이 있지만 상하이자화는 없다.
우리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최근 리서치센터에서 내놓은 '상해 상장 관심종목 30選'에는 상하이자화가 없다. 우투는 몇가지 기준에 의한 자체의 퀀트분석을 한 결과 30선을 정했기 때문에 현지증권사들의 추천종목과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학 우투 해외상품부 이사는 "국내주식과는 달리 벨류에이션을 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종목추천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단지 국내투자자들에게 많이 소개될 가능성은 있다"고 우려했다.
신은만국이나 중진(CICC) 등 중국현지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종목에 상하이자화가 상위권에 있기 때문에 어떤 경로로든 국내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금투업계에서는 유명 외국정보회사에서도 상하이자화를 '중국의 아모레퍼시픽'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록 일부 증권사는 공식 추천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런 이유에서 후강퉁 시행 이후 국내투자자들의 거래규모를 보면 상하이자화가 상위권에 있었다.
이에 증권사들이 중국 후강퉁 종목을 추천하거나 소개하는 데서 보다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체적인 우려와 함께, 투자자들의 개별적인 불만도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라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