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사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의 이야기를 이끄는 크리스찬 베일(왼쪽)과 조엘 에저튼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154분간 이어지는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의 장대한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구약성서 출애굽기에서 따왔다. 이집트의 2인자로 성장한 모세(크리스찬 베일)가 출생의 비밀을 깨닫고, 노예로 전락한 백성들을 이끄는 이야기가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쉴 사이 없이 꿈틀댄다.
영화는 이집트 왕자 람세스(조엘 에저튼)와 형제처럼 자란 모세의 관계를 큰 틀로 삼았다. 둘도 없는 친구이자 조력자인 모세를 시기하기 시작한 람세스의 심리변화에 주목하자. 형제를 라이벌로 인식하는 람세스의 위기감은 영화 속 갖은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기폭장치로 작용한다.
독특한 눈매가 파라오의 아이라인과 잘 어울리는 배우 조엘 에저튼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이 품은 화면들은 기대대로 압도적이다. 대서사에 능한 감독의 고집과 촬영팀의 열정이 빚어낸 배경들은 그 자체가 작품이다. 런던과 스페인, 아프리카까지 돌며 찾아낸 기막힌 촬영지들은 고스란히 영화 속 화려한 배경으로 변모했다. 위압감 넘치는 이집트 제국의 석상들과 건축물, 모세와 람세스가 격돌하는 광활한 홍해가 특히 볼만하다.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이 자랑하는 화려한 코스튬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비록 큰 비중은 아니지만 ‘엑소더스:신들과 왕들’ 속 액션도 만족할 만하다. 뜸들이지 않고 초반부터 등장하는 히타이트와 이집트의 전투신이 볼만하다. 흙먼지를 뿜어대며 돌진하는 기병대와 불꽃을 튀기며 부딪는 칼과 창이 고대 전투의 진수를 보여준다. 모세를 따라잡기 위해 출동한 람세스의 전차부대가 아찔한 산길을 타고 내달리는 장면은 단연 백미다.
이집트 제국의 2인자에서 노예들의 지도자로 변모하는 모세. 크리스찬 베일의 섬세한 연기가 놀랍지만 드라마의 비중이 지나친 감이 있다.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