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황태자 구광모씨 상무 승진..젊은 감각으로 그룹에 활력
[뉴스핌=이강혁 기자] LG그룹을 시작으로 주요 그룹의 연말 인사가 본격화되면서 오너가(家) 3·4세들의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올 한해 대다수 그룹들이 실적 약화 현상으로 몸살을 앓았다는 점에서 재도약을 위한 차기 리더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30대 젊은 감각으로 그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영파워 3~4세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가운데 LG그룹이 지난 27일 '2015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재계 연말 인사시즌의 막이 올랐다. LG그룹 장자인 구광모 (주)LG 시너지팀 부장은 이날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별'을 달았다. 구 상무의 승진 여부는 이번 재계 연말 인사의 최대 관심 포인트였다.
부장 이하의 직급을 갖고 있던 그동안의 과정이 경영수업의 전초전이라면 별을 달면서부터는 '경영능력'이라는 검증 무대에 올라섰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구광모 LG 상무. |
올해 37세인 구 상무는 2006년 LG전자에 대리로 입사한 뒤 2007년부터 3년간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국 뉴저지 법인에서 근무했고 2013년 초 국내에 돌아와 LG전자에 둥지를 틀었다. LG전자에서 서울 본사와 창원공장을 오가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올 4월 지주사로 이동한 이후에는 핵심 전략사업 간 시너지를 찾으며 그룹 전반의 업무를 익히는 중이다.
구 상무의 이번 승진이 다소 이른지 않느냐는 일각의 시선도 있으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3세 때 상무보로 경영수업을 시작했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30세에 임원에 올랐다는 점에서 이른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본무 LG 회장 역시 37세이던 1981년에 이사가 됐다.
구 상무는 LG 내부에서 평소 온화한 성격의 예의바른 청년으로 불리고 있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상당히 열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 |
정 상무는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해 경영기획팀과 선박영업부 부장을 겸임했다. 사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핵심 부서를 거친 셈이다. 상무로 승진하면서는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실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수업을 강화하면서 기획과 조정, 재무 등 경영활동의 핵심업무를 맡아 활약하고 이다.
오너 자제가 그룹의 심장부에서 30대 파워를 보여주는 곳은 두산그룹도 예외가 아니다. 연말 정기인사는 아니지만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35세) 씨가 독립적인 경영행보를 보이다가 지난 10월 1일자로 그룹 계열사인 오리콤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박 부사장은 칸 국제 광고제, 뉴욕페스티벌, 클리오 등 세계 5대 광고제에서 수상 경력을 가진 광고계의 차세대 리더로 평소 창의적인 역량을 가진 스마트한 리더십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역량을 통해 그룹 전반에 신선한 새바람을 지속적으로 불어넣고 있어 박 회장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12월 초 정기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GS그룹에도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35세) 상무의 전무 승진 여부가 관심사다. 허 상무는 지난 2002년 LG칼텍스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지난 2012년 상무보로 승진했고 지난해 상무가 됐다. 올해 연이어 전무로 승진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한바탕 그룹의 구조조정이 회오리가 지나갔다는 점에서 결정권자의 입지를 위해 승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밖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39세) 동부팜한농 부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의 외아들인 이규호(31세) 코오롱글로벌 부장도 이번 연말 인사에서 임원 승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