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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자발적 사업재편] 주요그룹 '한계 돌파'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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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변화 빨리 읽고 이른 단계서 구조조정..경쟁력 강화에 초점

[뉴스핌=산업부 기자] "골든타임을 놓치면 끝입니다. 각 그룹사들이 IMF 외환위기 이후 한계사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학습효과는 있지만 문제는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죠. 삼성그룹이 대단한 건 이런 점 때문입니다."

한때 국내 30대 그룹에 진입하면서 고속성장을 거듭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업 구조조정에 실패하며 지금은 사실상 그룹이 해체된 A그룹의 전직 임원은 "우리에게도 삼성과 같은 컨트롤타워가 있었다면 현재의 참담한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과 한화의 '빅딜' 발표를 보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한 '마하경영'이 새삼 떠올랐다고 한다.

이 인사는 "과감한 결단,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엄청난 속도,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과감하게 사업재편에 나서는 것을 보면 삼성이 괜히 글로벌 일류기업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삼성, 현대차 등 자발적 사업재편으로 '한계 돌파'

삼성과 한화의 빅딜이 발표되면서 재계에서는 '자발적인 사업재편' 현상이 화두로 떠올랐다. 2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딜의 내용도 그렇지만 그 성격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빅딜은 종전과 같이 부실기업이나 한계기업의 헐값 매각이 아닌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교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사실 과거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는 문어발식 확장 과정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또는 성장 모멘텀을 상실한 기업들을 억지로 끌고 가다가 부실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이후에야 마지못해 금융당국 등 정부 주도로 단행돼 왔다. 때문에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친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이번 삼성과 한화의 빅딜은 두 기업 모두가 자신의 주력 분야의 경쟁력 강화와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군 자체의 체질개선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단순히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나 외형 확대가 아니라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경쟁에서 맞설 수 있는 사업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 이번 빅딜의 핵심이다. 선택과 집중은 이제 재계에서 거스를 수 없는 경영 화두가 됐다.

이와 관련, 신석훈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과거에는 힘든 기업, 죽어가는 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최근에는 상시적 차원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영환경 변화를 빨리 읽고 이른 단계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사업재편을 통한 한계돌파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삼성의 사업재편은 이번 한화와의 빅딜로 확실한 방향성을 보여줬다.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등 비주력 분야를 과감하게 정리하는 한편 전자를 필두로 금융과 건설 부문에서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그림이다. 외형 대신 성장 모멘텀 강화에 치중한다는 것으로 이 회장의 마하경영 연장선이다. 마하경영은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설계부터 엔진, 부품, 소재 등 모든 것을 교체해야 가능하듯, 기존 경영활동과 관행 등을 버리고 새로운 틀을 만들어 한계를 돌파하자는 의미다.

삼성의 사업재편은 이같은 맥락에서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에 1조원에 매각하면서 대형 사업구조 재편의 신호탄을 쏘았고, 삼성SDS가 삼성SNS를 흡수합병하는 등 계열사와 사업을 쪼개고 합치는 작업이 이어졌다. 지닌해 11월에는 에스원이 삼성에버랜드 건물관리사업을 인수했고, 삼성에버랜드는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을 분리해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하기도 했다.
 
올 1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751만주(2조203억원 규모)를 미국 코닝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번에 한화에 매각되는 삼성종합화학은 지난 4월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한 것으로, 비슷한 시기 삼성전기는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MLCC 원재료 설비를 양수한 바 있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석유화학과 합병하고 삼성SDI는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인수 합병했다.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발표도 있었다. 또한 이달 상장한 삼성SDS에 이어 다음 달에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상장이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를 중심 축으로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비주력 사업 정리와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이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들어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계열 부품회사 중심의 합병이 이루어졌다. 지난 8월에는 7개 계열사를 단 하루 만에 3개로 합쳤다. 현대위아를 통해 현대위스코, 현대메티아를 흡수합병해 자산 5조원이 넘는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제조 계열사로 키웠다.

또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씨엔아이, 현대건설은 현대건설 인재개발원을 각각 합병했다. 지난 4월엔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을 합쳤고 지난해 10월엔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을 합병하며 자동차 강판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계열사 간 중복 투자에 따른 비효율성을 제거한 것이다.

10조원이 투입되는 한전 부지 인수도 중장기적으로는 사업재편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한전부지를 매입한 것을 오히려 사업구조개편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면서 "자동차산업이 통합의 산업인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회사들 간 의사소통, 사업시너지, 브랜드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SK그룹 역시 최태원 회장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경영 위기 극복과 신성장 동력원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통신과 정유 등 주력 사업이 부진한 현재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보는 것이다.

SK는 지난 2012년 인수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성공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9월 SK케미칼에서 사들인 SK유화를 SK케미칼에 다시 매각했다. 올초 태양광전지사업에 이어 8월에 차세대 연료전지사업도 접었다. 이와 함께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추격이 가속되자 헬리오볼트도 매각했다. 지난해 1월 독일 컨티넨탈과 시작한 전기차 사업 방향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3월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이후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비핵심 사업 분야를 정리해 군살을 빼고 핵심 사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 재편의 주요 골자다.

사업 재편의 첫 단추로 광양LNG 터미널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어 비핵심사업으로 분류된 포스화인과 포스코우루과이도 매각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스테인리스 특수강 생산 전문업체인 포스코특수강 매각 작업을 세아그룹과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 측은 특수강 분야의 미래 기업가치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아그룹으로 넘기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계열사간 중복 사업을 정리하는 계열사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포스코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철강 유통·가공 사업군은 포스코P&S가, B2B서비스 사업군은 포스메이트가 담당하는 사업구조재편 안건을 결의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포스코P&S에 포스코AST 지분 100%와 포스코TMC 지분 34.2%를, 포스메이트에 소모성자재(MRO) 구매 대행사인 엔투비 지분 32.2%를 각각 현물출자키로 했다.

삼성과의 빅딜로 그룹 위상이 격상된 한화그룹은 석유화학, 태양광 다운스트림(발전사업 등), 첨단소재 등 3가지 분야를 축으로 사업재편을 진행해왔다. 지난 6월 한화L&C는 건재사업 부문을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 측에 3000억원에 매각하고, 존속법인인 소재사업 부문은 '한화첨단소재'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한 가구·자동차·페인트·신발 등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TDI(Toluene Diisocyanate)를 생산하는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한 바 있다.

김승연 회장이 야심차게 키워온 태양광 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호주에서 주택용 태양광 사업과 에너지 절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엠피리얼(Empyreal)사 지분 4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6일에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 석유화학 계열사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방위산업 계열사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분야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LG-GS 분리 사례는 '선택과 집중' 표본

롯데그룹은 최근 2~3년간 계열사 재정비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다. 같은 업종의 계열사를 한데 묶고 나눠서 보다 효율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거침없는 M&A로 확장된 사업영역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선제적이고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룹 목표인 '2018년 200조원 매출과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효율적 사업 재배치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롯데는 2002년 이후 크고 작은 M&A만 30건에 육박한다. 지난해만 4조원을 M&A에 쏟아 부었다. 기존 유통업은 물론, 금융과 석유화학, 주류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최근 롯데는 계열사 롯데푸드(전 롯데삼강)과 롯데케미칼(전 호남석유화학)은 간판을 바꿨다. 기존 주력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에도 진출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기린식품에 이어 올해 롯데브랑제리를 흡수합병했다. 유사 업종인 제빵 사업을 흡수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영역도 확대하게 됐다. 롯데삼강은 롯데햄과 롯데후레쉬델리카, 웰가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2005년 단행된 LG그룹과 GS그룹의 계열분리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표본이다. 두 그룹은 '같은 업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신사협정 속에 LG는 전자와 화학에, GS는 건설, 에너지, 유통 전문그룹으로 나눠 성장하며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고 되는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특히 LG의 경우 이후에도 지속적인 분할과 합병을 통해 사업구조를 전략적으로 재편해 왔다. 현재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LG텔레콤 등 60여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향후에도 외형 확대보다는 실리추구형 사업재편을 계속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실리콘웍스를 통해 TV와 자동차 부품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한편 범한판토스 인수를 통해 물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산업부·정리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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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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