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목표 786만대 초과 달성
[뉴스핌=송주오 기자] 현대·기아차가 올해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756만대) 대비 약 44만대가 증가한 8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24일 양사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그룹 수출확대전략회의에서 국내외 판매현황을 점검한 뒤 올해 판매 예상치를 이 같이 집계했다. 이는 연초 수립한 786만대의 목표를 초과달성한 것이다.
특히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예상되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작년 말 1달러 당 105.04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이달 21일 기준으로 12.62% 상승한 118.30엔까지 뛰어 올랐다.
800만대 판매는 2012년 700만대 돌파 이후 2년 만에 기록하는 것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도 시장상황이 만만치 않다"며 "수출확대 등에 만전을 기해 800만대를 넘어서자"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울 때 잘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며 "불리한 시장 여건을 극복해 우리 자동차 산업의 실력을 보여주자"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655만대를 판매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등 신흥시장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142만165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10.5% 늘어난 것으로 이 같은 올해 170만대를 웃도는 역대 최대 판매가 유력하다.
인도 역시 연초 사업 목표를 초과하고 있다. 올해 1~10월 현대차는 더 엘리트 i20(신형 i20), 엑센트(Xcent) 등의 신차 효과로 8% 판매 증가율을 기록, 인도 전체 자동차 업체 판매 증가율(인도자동차공업협회 기준) 1.9% 수준을 크게 추월했다.
브라질에서는 올해 자동차 시장이 8.6% 감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월드컵 마케팅 등을 적극 활용하며 같은 기간 7.2% 판매가 신장됐다. 러시아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전체 산업 수요를 크게 웃도는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지 전략 차종 현대차 쏠라리스와 기아차 뉴 리오가 외국브랜드 전 차급 판매 1·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5월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도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브랜드 위상을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진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는 판매 증가율이 다소 주춤했지만, 현대·기아차는 인기 차종의 선전과 신차 효과 등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경우,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투싼, 싼타페 등 SUV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부터 선 보인 기아차 신형 카니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의 만성적 공급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기아차 멕시코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작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미국 현대차, 기아차 공장 가동률은 각각 108%, 107.5%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글로벌 판매 800만대는 선두업체 도약을 위한 기반으로 간주된다.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지난 2011년 말 글로벌 판매 800만대가 확실시되자 '2018년 세계 1위'를 공언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7년 말 폭스바겐 그룹이 '2018년 세계 1위'를 선언했을 당시에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800만대 이후 업계 시각이 달라졌다.
도요타도 지난 2006년 800만대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수십 년간 세계 판매 1위를 지켜오던 GM을 제치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폭스바겐과 도요타는 올해 나란히 글로벌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 자동차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흥시장 공략 강화, 라인업 확대, 품질 확보, 생산 증대 등을 통해 800만대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