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악동뮤지션이 순수하게 빛나는 음악으로 늦가을의 밤을 물들였다. '작곡의 신' 이찬혁의 위트와 꾸밈없는 청량한 이수현의 보컬이 어우러졌다. 관객들은 악동같은 남매의 매력에 푹 빠져 함께 노래했다.
악동뮤지션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총 3일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총 4500여 팬들과 가까이서 호흡했다. 또래 친구인 10대 학생들부터, 그들의 음악에 빠져든 3040 세대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관객들의 호응 속에 '악뮤 캠프'가 진행됐다.
'GIVE LOVE'와 '200%' '길이나' 'K팝스타2 메들리' '작은별' '라면인건가' '가르마' '안녕' '얼음들' '시간과 낙엽' 등 익숙한 곡들은 물론, 편곡해 두고 선보이지 못했던 'Haven't met you yet' '붉은 노을'의 무대도 공개됐다. 3일 내내 게스트로 함께 한 이하이와 수현 유닛 '하이수현'의 '나는 달라' 무대에 유승우와 정성하의 깜짝 출연까지 더하니 이보다 더 풍성할 수는 없었다. 이날 악동뮤지션은 데뷔 1년차 가수로는 드물게 총 20곡의 셋리스트를 소화했다.
◆ 완벽 청정 구역, 악동뮤지션이 구상한 '악뮤 캠프'
'GIVE LOVE'로 꾸민 오프닝 무대는 캠핑장 콘셉트로 장식됐고, 찬혁, 수현 남매는 꾸러기같은 미소로 등장했다. 악동뮤지션 음악의 포인트는 직접 만든 노래로 자유롭고 즉흥적이면서도 기본기를 탄탄하게 가져간다는 점이다. 남매는 마치 무대에서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능숙하면서도 풋풋한 매력을 동시에 발산했다.
'200%'에서도 모두의 사랑을 받았던 특유의 상큼하면서도 순수함을 가득 어필했다. 발매 직후 음원 대박을 기록한 곡인 만큼 관객들의 떼창이 오프닝 무대에서부터 이어졌다. 올해 가장 대중적으로 인정받은 곡이라고 할 법했다.
'K팝스타' 전에 유튜브에 자작곡 올리던 시절의 곡들을 소개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찬혁은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것. 미공개곡들"이라고 기대감을 불어넣으며 침대에 걸터 앉았던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 세트가 등장했다. 몽골 전통 의상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망토를 입고 '다리꼬지마' '매력있어' '못난이' 등 이들의 처음을 떠올렸다.
◆ '허세와 위트 사이' 이찬혁 & '출구 없는 매력' 이수현
이찬혁의 위트는 음악 뿐만 아니라 '악뮤 캠프' 공연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자칭 '작곡의 신'이라는 말에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도 순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이 바로 그의 매력이었다.
'작곡의 신'으로 변신한 찬혁은 한 수 가르쳐 줄 이들로 선배 가수 유승우, 천재 기타리스트 정성하를 불렀다. 허세 가득한 말투로 꽁트를 하는 찬혁 앞에서, 유승우와 정성하는 '밤이 아까워서' '희망사항'을 재치 있게 개사해서 부르며 어린 수재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그런가 하면 이수현은 걸그룹 댄스에 도전했다. 에이핑크의 'NO NO NO'와 걸스데이의 '달링'을 깜찍하게 소화한 그는 매 무대마다 의상 체인지 이벤트로 보는 재미도 더했다. 그뿐인가, 이하이와 함께 한 '하이수현' 무대에선 서로 매력을 겨루는 두 소녀의 '찬혁(?) 쟁탈전'도 볼 거리였다.
◆ 이 남매가 소통하는 법, 이보다 더 신선할 수 없다
악동뮤지션의 캠프는 뭔가 달라도 제대로 달랐다. 10대의 패기와 신선함이 이런 것일까. 이들이 준비하는 관객 참여 이벤트는 어른들이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 넘어 기발하면서도 절로 웃음을 자아냈다.
악뮤 캠프의 관객 호응도가 가장 좋았던 무대는, 역시 '라면인건가'였다. 찬혁, 수현 남매는 관객 중 두 명을 무대 위로 초대해 함께 라면을 먹는 이벤트를 열었다. 마치 마술을 연상케하는 라면의 등장과, 무대에 올라온 관객들의 센스 덕에 더욱 흥미진진한 이벤트가 됐다.
특히 이날 수현의 초대로 무대로 올라온 남성은 "먹여 주세요"라고 사심을 드러내는 등 보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가 하면, 함께 춤을 추며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수현과 찬혁은 "두 분을 이어주려고 했는데, 이분들이 저희를 너무 좋아하신다"고 얼떨떨해 하며 웃음을 더했다.
'작은별' 무대 이후 소개됐던 희귀병 관객의 사연도 남매와 관객의 마음을 적셨다. 희귀병 소녀의 엄마가 보내온 사연을 읽으며 눈물을 보인 찬혁과 수현은 직접 이들을 찾아 작은 선물을 전달하며 위로와 응원을 건넸다. 찬혁은 "도영양에게 더 힘이 되는 악동뮤지션이 되겠다"고 재차 마음을 다지기도 했다.
악동뮤지션은 지난 'K팝스타2'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타고난 이찬혁의 센스와 작곡 능력, 역시 타고난 이수현 특유의 보컬과 매력을 인정받았다. 태어날 때부터 다져온 남매의 남다른 호흡이 이들의 음악에 가져다 준 시너지는 그야말로 어마무시했다. '첫 정규 앨범 'PLAY'와 '악뮤 캠프'로 첫발을 뗀 10대 남매의 당돌한 음악이 앞으로 얼마나 더 눈부시게 빛날 지가 기대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