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을 때 신흥국 기여로 선진국도 효과 보지 않았나"
[뉴스핌=문형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대로 가면 안되겠다고 생각을 해서 마음을 먹고 얘기한 것"이라고 G20 정상회의에서 공개적인 엔저 우려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밤 호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엔저와 달러화 강세 등으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우려를 강조하면서 일본과 미국 정상이 있는 와중에 글로벌 금융 정책공조를 애기했는데 다소 어색한 주제가 아니었나'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전 APEC과 ASEAN+3·EAS, G20 참석을 위해 중국, 미얀마, 호주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도착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박 대통령은 이어 "경제가 어려웠을 때 신흥국의 경제적 기여로 선진국도 그 효과를 보지 않았나. 그 덕에 선진국 경제가 좀 회복됐다고 자국 입장만 고려해 경제 및 통화정책을 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가 하나로 연결돼 있어 어느 한쪽의 정책이 곧바로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런 취지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2세션(세계경제 복원력)에서 주요 정상들과 글로벌 경제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면서 엔저 현상 지속 등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역내 금융안전망 강호를 위한 회원국간 정책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일부 선진국의 자국 경제여건만을 고려한 경제·통화정책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이는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에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 등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치며 이는 다시 선진국 경제에 악재로 전이되는 이른바 '역파급효과'(Spillback)를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최근 선진국들이 서로 다른 방향의 통화정책을 펴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의 쏠림 현상은 일부 신흥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며 엔저 지속 및 달러화 강세 등을 겨냥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순방 기간 있었던 중국, 뉴질랜드와의 FTA 타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여러분들도 잘 아시고 또 기사도 쓰시고 그랬지만, 우여곡절도 많았고, 협상 과정에서 FTA가 깨질 뻔 한 경우도 어려 번 겪기도 했다"며 "그래서 우리 정상들 간에 서로 전화로 대화도 여러 차례 하고, 해야 한다고 (협상팀을) 독려도 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 묘안도 내고해서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됐다"고 협상 뒷얘기를 소개했다.
이어 "서로 양보도하고 이해도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그만큼 어렵게 타결이 된 거라서 하루빨리 비준이 돼야 한다. 그게 다 기업과 국민이 이득을 보는 거니까 많이 도와줬으면 한다"고 국회의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특히 한·중 FTA 협상 타결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중국하고 타결됨으로써 FTA 네트워크가 세계 경제에 우리가 73%를 차지하게 됐고, 매년 54억불의 관세를 절감하게 됐다"며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이 세계의 시장이 된다는데 그쪽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기반도 마련됐고, 여러 가지로 타결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듭 "(국회) 비준이 돼야한다"며 "우리나라도 여기서에서 올라서서 4만불을 가야한다. 비준이 제 때 안 되면 얼마나 손해가 나는지 잘 아시지 않냐"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기간 '경제혁신 3개년계획'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가 결과 전체 회원국이 제출한 '국내총생산 증가를 위한 성장 전략’ 가운데 1위로 평가받았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번에 (G20) 정상선언문에 규제개혁, 창조경제 등이 비중 있게 반영이 됐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도 G20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우리가 세운 전략을 실천하면 잘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정부나 여야가 모두 힘을 모아서 3년 뒤에는 그 결과도 1등을 할 수 있도록 정말로 열심히 하고,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을 때라는 생각이 든다. 골든타임이라고 하는데 계획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으니까 지금 안하면 기회를 놓치면 언제 할 수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중국의 IT기술이 위협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는 "옛날 같으면 상황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경제발전을 이루어도 됐으나, 지금은 세상이 모두 개방돼 있어서 다른 나라가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해외직구'라는 게 있어서 열린 시장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마음을 놓을 수 없고 게을러질 수도 없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