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과도한 주가, 컨센서스가 부담"
[뉴스핌=홍승훈 기자] 세계 최대 가구브랜드 '이케아'의 한국 진출로 국내 가구업체가 어느정도 타격을 받을지 증권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케아는 전세계 20여개 국가에서 연간 4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가구공룡'. 전문가들은 일단 이 같은 브랜드력을 감안할 때 일정부분 시장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다만 한샘 등 브랜드업체들에 대한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최근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책정된 국내가격 이슈에다 동해의 '일본해' 표기 논란까지 더해지며 이케아에 대한 정서가 악화되고 있어, 업계가 우려한 파장은 그 폭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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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일고 있는 이케아 지도 일본해 표기 |
한샘은 지난달 24일 14만5000원을 고점으로 하락을 거듭해 10만원대 초반까지 30% 가까이 떨어졌고, 현대리바트는 4만7900원(10/22)을 고점으로 40% 가깝게 폭락했다. 이 외에 LG하우시스, KCC, 벽산, 에넥스, 한국가구 등 관련주들도 10월말을 기점으로 급격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이케아 발(發) 우려라는 말도 나오지만, 정작 증권가에선 과도한 상승에 따른 조정, 컨센서스를 하회한 실적발표에 따른 하락을 실제 이유로 꼽고 있다.
최근 이들 건자재주의 약세는 길게는 1~2년, 짧게는 8~9개월 정도 과도한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영향이 크고, 또 최근 발표된 일부 건자재주의 3분기 실적이 시장컨센서스를 하회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형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건자재주 급락은 이케아 영향보다는 KCC와 LG하우시스 등이 기대치 이하의 실적을 내놓았던 점, 시장내 고밸류 주식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케아가 건설사에 대한 특판영업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내시장을 일부 잠식할 수는 있지만, 이 같은 우려감은 막연한 측면이 있다"며 "또 이미 상당부분 주가조정이 이뤄져서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물론 비브랜드 시장에 대한 잠식 우려는 가시화되고 있다. 이케아의 저가전략을 내세운 공격력을 감안할 때 한샘 등 브랜드업체들가 아닌 비브랜드 시장에는 타격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브랜드 가구업체들에도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박형렬 애널리스트는 "현재 브랜드 가구업체 국내 점유율은 30% 수준이고 나머지 70%는 비브랜드, 즉 아현동 가구거리 등 동네가구점이 잡고 있다"며 "이케아의 전략을 고려하면 이 같은 비브랜드쪽 시장점유율을 잠식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호기심 측면에서도 단기적인 영향을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 이케아의 가격정책과 서비스방식을 고려할 때 한샘이나 리바트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고 예상했다.
이보다는 최근 건자재주에 대한 실적 컨센서스가 높아진 만큼 개별업체 실적이 이를 얼마나 '이겨낼(beat)'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즉 가구주의 경우 업황 싸이클이 중요한만큼 '다운' 혹은 '업' 사이클 여부를 가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박중선 애널리스트는 "리바트는 B2B라서 이케아와 큰 경쟁관계가 있다고 보긴 어렵고 한샘은 경쟁관계라 할 수 있다"며 "다만 한샘은 제품군이 이케아 대비 고급이어서 고객층이 다르고 서비스부문의 경쟁력이 높아 실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봤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