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환율방어는 폐지하나 외환시장 개입은 지속"
[뉴스핌=김성수 기자] 러시아가 자유변동환율제를 예정보다 2개월 앞당겨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0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루블화 환율 방어를 위한 무제한적 외환시장 개입을 폐지하고 완전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최근 1년간 루블/달러 환율 추이 [출처: www.exchangerates.org.uk] |
올 들어 루블화 가치는 달러대비 49% 급락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구와 러시아 간 갈등이 격화됐고, 주요 수출품인 유가마저 급락해 러시아 경제가 취약해지자 루블화 약세가 촉발된 것이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통화가치를 지키기 위해 대규모 달러화 매도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러시아 정부가 매도한 달러만 290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반면 이는 오히려 투기세력들에게 싼 값에 루블화를 사들일 기회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수시 환율개입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5일(현지시각) 일일 외환시장 개입액을 3억5000만달러로 제한하며 사실상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한 바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환율은 전적으로 시장 상황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러시아 경제가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향후 외환시장 개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금융당국이 환율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최근 루블화 환율의 투기적 폭등은 조만간 멈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도 "투기적 수요를 잠재우기 위해 언제라도 필요한 규모만큼 외환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