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선임도 쉽지않아...구동현 체제 당분간 유지될 듯
[뉴스핌=홍승훈 기자] KDB대우증권이 차기사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또 한 차례 전격 연기해, 그 배경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대우증권 출신 3인 후보 중 최근까지 유력시되던 후보에 대한 자질 논란이 대우 안팎에서 제기되면서 일단 이사회 일정을 '스톱'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풀이가 지배적이지만, 지금까지 전개된 과정을 보면 '윗선개입'이라든지 '이전투구'와 같은 뜨거운 쟁점이 도사리고 있어 앞으로 파장이 우려된다.
30일 대우증권 이사회는 임시주총을 오는 12월 12일로 한 달 가량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대우증권 안팎에선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현 구동현 대표이사 대행체제로 내년 3월까지 가면서 대우증권 사장 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당초 대우증권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영창 전 부사장, 홍성국 부사장, 황준호 부사장 가운데 한 명을 단독 추천한 뒤 내달 14일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할 예정이었다.
지난 7월 김기범 전 사장이 갑작스레 물러난 뒤 차기 사장에 박동영 전 부사장이 급부상했지만, 그는 낙하산 논란과 함께 이번 정부와의 인연이 악재로 작용하며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결국 부담을 느낀 산은지주와 정부는 대우증권 내부출신 후보자들 가운데 차기사장을 선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고, 최근까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져왔다.
하지만 이사회 개시 직전인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차기사장 선임안건이 갑작스레 보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이사회는 임시주주총회 일정만 다시 조율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대우증권 측은 "금일 이사회에서 차기사장선임 안건이 빠졌다. 임시주총은 기존 11월 14일에서 12월 12일로 한 달 가량 연기됐다"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안팎에선 이사회 전날인 어제까지만해도 이영창 전 부사장의 내정 가능성이 유력했던 상황에서 이사회 당일 일정이 돌연 바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업계에선 3명으로 압축된 후보자들에 대한 안팎의 자질부족 논란, 후보자들간 비방과 흑색선전이 도를 넘으면서 윗선에서 손을 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소식통은 "사실 지난 주말부터 차기사장에 대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후보자간 흠집내기가 과도해졌고 대우 출신 인사들(OB포함) 사이에서 현 후보자들에 대한 자질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산업은행과 청와대에서도 부담을 느껴 중단시킨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상황은 또 다른 낙하산 명분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란 비관론도 제기된다. 내부출신 중에서 선임하려던 계획이었지만 이들간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며 게임의 룰이 깨진 상황에서, 새롭게 공모를 할 경우 결국은 또 다른 낙하산 인사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얘기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대우증권 사장 선임의 경우 이미 윗선과 다 조율이 다 됐을텐데, 마지막에 이렇게 뒤집히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결국 정부의 또 다른 낙하산을 용인케하는 명분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결국 안팎에선 현재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산은지주 소속 구동현 대표가 김기범 전 사장의 임기인 내년 3월까지 대우증권을 끌고 가면서, 대우 매각이슈와 맞물려 사장선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사추위 멤버인 구동현 대표로서도 올해 연말로 임기가 만료돼 내년 3월까지 직무대행을 맡을 경우 자연스레 임기를 한 차례 늘릴 수 있어 사실상 차기사장 선임을 서두를 필요성도 없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