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들 빠진 그들만의 잔치…마케팅 효과는 '미비'
[뉴스핌=이수호 기자] 국내 최대의 게임박람회로 꼽히는 지스타(Game Show & Trade, All Round)가 내달 20일 개최를 앞두고 있으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올해는 10주년을 맞이해 의미가 더 크지만 예년같지 않은 PC게임 인기와 부산시민들도 인지하기 힘든 수준의 홍보 등 여러가지 구설수로 인해 게이머들의 발길을 잡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행사의 주인공이 유저가 아닌 기업으로 바뀌면서 '그들만의 축제'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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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는 10주년을 맞이해 국내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가 주최하고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지스타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전년 대비 160부스가 늘어난 1395(B2C관) 부스로 유저들을 만난다.
늘어는 부스만큼이나 내실이 두터울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 유저들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지스타 구성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스타가 게임트렌드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읽힌다. .
지스타가 유저중심인 B2C에서 B2B 중심으로 바뀌고 대형 게임사들 중심으로 부스를 늘리는 방식을 택하면서 중소업체들의 신작 게임은 찾기가 어려워진 실정이다. 이로 인해 양만 늘린 채 질은 10년째 추락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게임 트렌드가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마케팅 기대효과가 덜한 모바일 업체들 섭외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트렌드가 바뀌고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대형 게임회사로 성장하고 있지만 이들의 성과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반쪽자리 게임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렵게 됐다.
이처럼 흥행 참패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블리자드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 역시 올해 지스타 참가를 포기했다. 흥행 부진이 예고된 탓에 마케팅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블리자드는 지난해 지스타의 유일한 볼거리였다는 호평을 받았다는 점에서 올해 불참은 유저들의 기대치를 더욱 낮추게된 결과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업체들과 일부 해외업체들로 부스를 채우고 있다. 이마저도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일부 대기업이 부스를 책임지듯 떠안아 게임의 다양성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더불어 지스타 개최지 부산에 대한 불만도 흥행을 걱정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7월 서병수 부산시장이 게임회사로부터 매출 1%의 부담감을 걷겠다는 '손인천 법'을 공동발의하면서 게임 유저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탓이다. 개최지를 성남시로 옮겨야한다는 주장이 개최 한달을 남은 시점인 지금도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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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지스타 보이콧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게임개발자연대가 지스타 측과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점도 지스타 측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게임의 또다른 주인공인 개발자가 등을 돌렸다는 점에서 개최 명분마져도 잃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수도권이 아닌 원거리 부산까지 유저들이 몰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또한 벡스코 인근의 부산 시민들만 인지하고 있을 정도로 부산시 전체의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내의 버스정류장 일부에만 포스터만 붙을 정도로 홍보에 취약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서병수 부산시장과의 관계 탓에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이라는 업계 공룡들의 신작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일부 업체외에는 특별히 지스타에서 선보일만한 대형 신작이 없고 모바일게임의 B2C 참가율이 저조해 흥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