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헤지? 현재는 고려대상 아냐
[뉴스핌=백현지 기자] 미국 출구전략 본격화에 따라 주목받았던 뱅크론펀드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주춤하고 있다.
더욱이 이 펀드는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하기 위한 상품이라고 자부했지만, 지금 상황에선 투자를 고려할만한 상품이 아니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뱅크론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0.58%로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 수익률인 1.22%를 밑돌았다. 똑같이 투기등급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 수익률인 2.07%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뱅크론펀드 또는 시니어론펀드는 신용등급 'BBB-' 이하 기업들에 변동금리(리보(Libor)+신용스프레드)로 대출하고 원리금을 상환받는 담보부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는 뱅크론펀드는 지난해부터 공모펀드 출시가 이어졌으며 자금유입도 돋보인다. 연초이후 공모형 뱅크론펀드로 약 2500억원이 몰렸다.
하지만 수익률은 부진하다.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H)[대출채권]클래스A’는 3개월 수익률이 -0.21%, ‘신한BNPP미국배당&시니어론ETF 1(H)[주혼-재간접](종류 A1)’도 -0.30%,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대출채권) Class A’는 -0.35%의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뱅크론펀드 수익률, 단위=%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미국이 양적완화(QE) 종료에 따른 자산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조기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연방준비제도(Fed)가 QE종료 이후에도 상당기간 저금리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0~3.2%에서 2.6~3.0%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뱅크론펀드는 리보금리 상승이 반드시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리보 플로어(floor, 금리하단)가 설정됐기 때문이다.
현재 3개월 리보금리는 0.23%로 가산금리를 반영해도 이자수준이 낮은 편이지만, 뱅크론의 리보플로우는 1~2% 사이에서 설정된다. 리보플로우가 1.5%로 설정될 경우 리보금리가 1.5%를 상회하기 이전까지는 변동금리 이자는 높아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뱅크론펀드가 금리 상승 이전에 베팅하기보다 금리 인상을 확인하고 투자해도 되는 상품이라고 평가한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 이사는 "뱅크론펀드는 금리가 오르면 돈을 버는 상품이라고 마케팅하며 투자자들도 미국 10년 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여기서 금리는 리보 3개월, 6개월물"이라며 "지난 2012년 미국 10년국채 금리가 3%까지 올라가는 상황속에서도 리보금리는 꿈쩍도 안했기 때문에 적어도 리보금리가 1.0%까지 올랐을 때 가입해도 늦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이사는 "현재 글로벌 경기에 대한 확신도 줄어들고 스프레드는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며 "실제 성과와 무관하게 많이 팔렸다"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현 시점에서 뱅크론펀드는 출시 계획이 전혀 없다"며 "미국 금리 인상을 대비해 헷지하겠다는 투자자들의 니즈를 자극한 상품이지만 실제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