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스크와 기업여신 부실 드러나
[뉴스핌=한기진 기자] KB금융과 하나금융그룹이 3분기 실적에서 그룹의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KB금융은 CEO리스크 충격으로 영업력이 약화됐다. 하나금융은 돌발적인 부실 여신으로 대출심사 능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9% 증가한 4562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9억원(22.0%)이 늘었다.
당기순이익이 7.79%나 늘어난 성적표만 보면, 만족할 만한 성과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이 전년동기 대비 1950억원 감소했고, 지난해 교환주식 손상차손 1206억원 등 일회성 비용이 소멸돼 순이익 증가 효과로 나타났다.
영업측면에서 보면 순이자이익은 3분기에 1조6267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1.2% 증가하는데 그쳤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4조77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수수료이익은 3분기 중 3513억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0.2%, 8억원 감소)을 기록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방카슈랑스수수료 감소 및 지난해 4분기 회계처리 변경에 따른 신용카드 팩토링채권 관련 수수료비용 증가로 1조16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3분기 29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 분기보다 29.5%(1234억원)나 빠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7.7%(635억원) 줄었다. 다만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어난 9049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은 대출해준 기업이 부실해지면서 충당금이 늘어난 탓이다. 3분기에 동부제철 자율협약 개시에 따른 충당금 440억원, 모뉴엘 법정관리로 240억원 등 일회성 충당금으로 총 865억원을 쌓았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2880억원으로 전분기의 2610억원보다 10.4%나 늘었다.
하나금융은 지난 1분기 KT ENS 협력업체 대출 사기로 675억원의 충당금을 쌓으며 저조한 실적을 낸 바 있다. 이어 이번에도 사기대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모뉴엘에 대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게 됐다.
시중은행 모 부행장은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로 대출 수요가 증가했지만 은행간 경쟁은 치열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영업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