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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사외이사가 밝힌 윤종규-하영구 승패 가른 네 가지

기사입력 : 2014년10월24일 10:26

최종수정 : 2014년10월24일 10:34

애정 있고 구체성 있는 면접 vs 원론적 컨설팅

'KB사태'로 내부 출신 중용론 공감
애정 있고 구체성 있는 면접 VS 원론적 컨설팅
사외이사, '지원설, '내정설' 부담
河, '국부유출' 논란 정리 못하고 면접

[뉴스핌=노희준 기자]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윤종규 전 지주 부사장(사진)은 회장 선출 면접 과정에서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보다 '구체성과 진정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김학선 기자>
하 행장은 '글로벌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위기의 KB'가 처한 상황에 대해 구체성 있는 인식 부족과 '지원설', '내정설' 등에 대한 사외이사의 부담, '국부유출' 논란 등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24일 뉴스핌이 KB금융 회장 인선의 심층 면접 과정 막전막후를 이경재 이사회 의장과 김영진 회추위원장을 제외한 복수의 사외이사를 상대로 취재한 결과다. 

이들은 어느 때보다 높은 '내부 출신 중용론'에 공감하면서도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 윤 전 부사장을 차기 회장 자리에 밀어 올렸다고 밝혔다.

우선, 복수의 이사들은 회장과 행장이 물러나는 사상 초유의 'KB내분 사태'를 계기로 내외부에서 확산한 내부 출신 중용론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10여 년 간 낙하산만 내려와 KB가 망가진 것을 이번에는 내부 출신의 손을 들어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는 것이다.

A 사외이사는 "내부에 있는 분들이 제발 이번에는 내부의 경험 있는 분을 해달라고 한 게 많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며 "윤 전 부사장이 또 내부를 잘 알았고 그게 결정적이었다. 다른 게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 출신 중용론 이외에 왜 '윤종규였느냐'에 대한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B 사외이사는 윤 전 부사장과 하 행장의 면접 결과를 들었다. 하 행장의 PT가 외부 전문가의 '원론적인 컨설팅'에 그쳤다면 윤 전 부사장의 경우 내부 출신으로서 애정이 담기고 '구체성 있는 진단'과 포부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B 사외이사는 "하 행장은 외부 전문가가 공개된 데이터만 보고 하는 말이라 너무 일반적이어서 컨설팅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KB 상황이 여유롭지 못한데 이 분이 이렇게 해서 적응할까 싶었다"며 "반면 윤 전 부사장은 KB가 처한 현황을 다른 후보보다 애정 있게 바라봤고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B 사외이사는 또 다른 후보였던 김기홍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의 면접과 관련해 흥미로운 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김 수석부행장도 윤 전 부사장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훌륭했지만, 첫 번째 면접을 했기 때문에 좀 더 긴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면접은 '가나다순'으로 이뤄졌다. 김 수석부행장은 이날 면접 직후 아쉬운 표정이 역력한 모습이 기자들에게 포착된 바 있다.

반면, 하 행장은 막판까지 가시지 않았던 지원설과 내정설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C 사외이사는 "내정됐다는 얘기도 강하게 나왔다. 일부에서는 이사들이 외부 압력에 굴복했다고 보는데 쓸데없는 오해를 사기는 싫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 행장이 그런 부담을 무시할 정도로 큰 기대를 주는 분은 또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D 사외이사는 또 면접 이전에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 '국부유출' 논란을 하 행장의 패배 요인으로 거론했다. 이 사외이사는 "국부유출 논란으로 (증인으로 출석하는) 국정감사가 27일 예정돼 있다. 새 회장이 돼서 국감에 나가 문제가 생기면 KB는 또다시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며 "정보유출 건으로 다른 징계도(경징계) 받았는데, 그게 회추위원을 망설이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부사장의 회장 선임을 두고 사외이사가 노조에 휘둘렸다는 시각에 대해 A 사외이사는 강하게 부정했다. 이 사외이사는 "우리가 바보냐, 다 아는 사람들인데 스스로 판단해서 한 것이지 노조에 휩쓸렸다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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